제17차 한중일불교교류우호대회가 18~20일 파주 도라산과 서울 그랜드힐튼 호텔 등지에서 개최됐다. 이번 대회에서 3국 불교지도자들은 글로벌 시대에서의 불교 발전과 한반도 및 동북아시아, 나아가 세계평화와 안녕을 발원했다. 특기할 점은 한중일불교우호교류대회가 그간 관행적 또는 형식적으로 치러왔다는 일부의 비판을 불식하고 공동 관심사와 실질적 성과를 거두기 위한 변화를 도모한 점이다.

올해 대회 장소를 파주 도라산으로 정한 것이 그 실례 중의 하나다. 주지하다시피 도라산은 고착된 남북관계의 현실을 보여주는 곳이다. 분단의 현장을 보여주는 세계 유일한 장소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3국 불교지도자들은 학술대회와 세계평화 기원법회를 봉행했다. 세계평화에의 염원은 천태종 총무원장 춘광 스님이 19일 서울 그랜드힐튼 호텔에서 있었던 국제학술강연회 기조연설을 통해서도 그대로 표현했다. 춘광 스님은 이날 ‘불교사상에서의 평화의 실천’을 주제로 한 기조연설에서 “한 방울의 물에도 생명의 존재가 있으므로 물을 끓이지도 말라고 하셨던 부처님의 말씀에 담긴 의미를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스님은 “이제 부처님이 보여주신 평화행과 가르침을 보다 적극적으로 사회에 나가 실천하고 회향해야 할 시기”라고 천명했다. 이에 대한 불교도들의 공감도 매우 컸던 것으로 평가된다.

내년 한중일불교교류우호대회는 일본 원폭투하 70주년을 맞아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서 열리게 된다. 올해처럼 평화를 염원하는 불교도의 의지를 결집하는 상징적인 곳이다. 전쟁은 훼불이며, 반불교적이고, 잔인한 폭력이다. 인류사회에서 구체적인 실천행으로 전개되길 염원한다.

저작권자 © 금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