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학교·시 행사 참여 등 활동 왕성

2010년 창립, 주·야간반 나눠 수업
하동서 제다 실습, 국화따 직접 말리기도

▲ 동대사 다도회 회원들이 홍차 실습을 하고 있다.

동대사는 대구 수성구 고모동에 위치하고 있다. 고모동은 비 내리는 고모령의 전설이 담긴 곳으로, 동대사는 형봉과 제봉 사이에 위치해 도심 속에 숨은 청정도량으로 불린다.

지난 8월 26일 동대사를 찾았다. 동대구역에서 승용차로 15여분 가량 달리면 시내와는 정반대의 풍광이 펼쳐진다. 아담한 법당 한 채와 넓고 푸른 잔디밭, 연꽃이 활짝 핀 연못은 마치 속세와는 단절된 공간인 듯한 느낌을 줘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동대사 다도회의 공간인 다도실은 잔디밭과 연못을 사이에 두고 관음전과 마주하고 있다. 각종 다구들이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는 다도실 안은 향긋한 차 냄새로 가득했다.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회원들이 다도 수업을 준비하느라 분주했다. 회원들은 “오늘은 평소보다 준비할게 많다”며 바쁘게 오간다. 한 회원이 “항상 좌식으로 이루어졌던 수업이 오늘은 입식으로 진행된다”며 귀띔을 해준다. 회원들은 새로운 수업 방식에 모두 기대에 부푼 모습이다.

이 날 다도반의 수업은 홍차실습. 여순옥 다도회 강사가 홍차 우려내는 방법을 자세히 설명했다.

“홍차는 물의 비율과 온도, 우려내는 시간 등이 아주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홍차는 2-4-3법칙을 따라 홍차 2g에 물 400㎖를 부어 3분 정도 우려내면 된다. 너무 오래 우려내면 맛이 떨어질 수밖에 없고, 찻주전자와 찻잔은 한 번 데워 사용하면 좋고, 물은 한 번 끓인 것을 써야 한다”

강사의 설명에 조심스레 차를 우려내는 한 회원에게 홍차 한 잔을 건네받았다. 평소 홍차는 떫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어 망설이다 한 모금 마셔보니 쌉싸름하면서도 부드러운 맛이 느껴졌다.

여순옥 강사는 “홍차는 우리 몸을 따뜻하게 하고 혈액 속 지방을 분해하는 카페인과 배설을 촉진하는 카테킨이 풍부하다”며 홍차의 좋은 점에 대해 설명을 이어갔다.

동대사에 차향이 퍼지기 시작한 것은 2010년. 현재 주지 도산 스님의 차(茶) 사랑이 다도회를 탄생 시키는 원동력이 됐다. 차에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는 주지 스님이 다도학교 설립을 발원하며 다도반 창립을 권유했다고 한다. 주지 스님의 전폭적인 후원에 힘입어 동대사 다도반은 첫 시작부터 다양한 다구와 차재료로 실습을 하고 있다.

동대사 다도회는 창립 이후 지금까지 4년째 함께하고 있는 여순옥 강사의 지도아래 매주 화요일 오전 10시 30분부터 12시까지, 수요일 오후 7시부터 8시 30분까지 수업을 진행한다. 회원은 남후승 회장을 비롯해 모두 20여 명 정도다.

회원들은 동대사 다도회에서 갈고 닦은 실력을 곳곳에서 발휘하고 있다. 창립 4년밖에 안된 새내기지만 동대사 내부의 크고 작은 행사 때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다도회에서 배운 다법을 기반으로 한 달에 2회 대안학교를 방문해 인성교육 지도교사로 활약하기도 한다. 또 대구시가 개최하는 행사에 참여해 다례시연을 선보이는 일까지 동대사 다도회의 활동은 왕성하다.

매년에 1~2회는 하동으로 제다 실습도 나가며 국화차는 직접 국화를 따서 말려 재료를 손수 만들기도 한다. 더불어 말차, 다식 수업도 이루어지고 있다.

김향희 회원은 “다도 수업을 하면서 다도예법을 익히게 돼 몸과 마음가짐이 바르게 되어 성격도 차분해지고 피부도 좋아졌다”며 “처음엔 다도 배우는 것이 꺼려졌지만 시작하고 나니 매주 화요일이 기다려진다”고 소회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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