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식 교수 ‘그리운 스승 한암 스님’ 출간

“한암 스님은 계정혜 삼학에 철저했고, 승가오칙(참선, 간경, 의식, 염불, 수호가람)을 제시해 승려의 본분을 가르쳤으며, 선방에서 어록과 경전을 가르치면서, 보조지눌의 정혜결사를 계승했고, 27년 간 동구불출하면서 수행했을 뿐만 아니라. 결국 자신의 몸을 던져 상원사를 수호했으며, 좌탈입망으로 수행자의 마지막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한암 스님의 수행정진이 있었기에 그 시절 수좌들은 잠잘 곳이 좁아 ‘칼잠'을 자며, 먹을 것이 부족해 매일 죽으로 끼니를 때우면서도 상원사로 끊임없이 몰려들었다. 때문에 나라가 망하고, 불교까지도 일본불교에 침탈되었던 그 시절 한암 스님은 한국불교의 자존심이었다.”

근현대 불교연구가 김광식 교수(부천대)가 보는 한암 스님은 이렇다.

조계종 초대 종정을 역임한 근현대 한국불교의 거목 한암 대종사 탄신 131주년(음력 3월 27일)을 맞아 한암 스님의 수행일화집 《그리운 스승 한암 스님》이 4월 24일 출간됐다. 이 책의 지은이 김광식 교수는 지난 2년 간 한암 스님의 수행과 정신의 일화를 찾아 전국을 헤맸다. 한암 스님과 인연 있는 스님과 재가불자들 25명의 증언을 녹취해 이를 활자로 기록했다.

"근현대 고승들의 자료를 찾는 과정에서 두근거리는 가슴을 주체할 수 없었던 경우가 간혹 있는데 그 대상자중 최우선 순위는 한암 스님이다. 한암 스님이 수행했던 상원사 선방에서 한국 현대불교의 기라성 같은 선지식들이 다수 배출됐다는 점 때문이다."

한암 스님의 회상을 거쳐간 스님들은 효봉, 청담, 고암, 서옹, 월하, 탄옹, 보문, 고송, 탄허, 자운, 지월, 석주 스님 등 조계종단의 종정을 역임했거나 수행의 표상으로 한국 현대불교를 지킨 버팀목들이다. 이런 사실 하나만으로도 한암과 상원사 선방은 한국불교사에서 결코 잊어는 안 될 대상이라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증언을 해준 분들의 면면도 만만치 않다. 범룡, 도원, 보경, 화산, 도견, 설산, 천운 스님 등 오늘의 원로 대덕 스님들이 주류를 이뤘다. 황수영(전 동국대 총장), 김충열(고려대 명예교수) 등 재가불자들의 회고도 감동을 주기에 충분하다.

<금강불교 32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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