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태종 구인사에서 전승되어 오던 ‘단양 구인사 삼회향놀이’가 지난 5월 11일 충북도 무형문화재 25호로 지정 고시됐다. 삼회향놀이는 죽은 이의 영혼을 극락으로 천도하는 불교의식인 영산재의 뒤풀이 축제이다. 단양 구인사는 매년 구인사를 비롯한 주요 사찰에서 수륙영산대재, 생전예수재와 함께 삼회향놀이를 개최해왔다. 이런 전승 노력이 인정돼 ‘구인사 삼회향놀이 보존회’(회장 춘광 스님)가 기능 보유단체로 지정된 것이다. 삼회향놀이의 전승 길이 열렸다는 점에서 반갑기 이를 데 없는 소식이다.

삼회향놀이는 1960년대 구인사에 주석했던 조계종의 대어장(大魚丈) 권수근 스님이 춘광(현 천태종 감사원장) 스님을 비롯한 천태종단 스님들에게 전했다. 이후 천태종이 오늘날까지 그 맥을 잇고 있는 우리의 소중한 불교전통문화이다. ‘삼회향’은 〈대승의장〉(大乘義章)의 ‘삼종회향’에서 유래된 말로 자신이 닦은 선근공덕을 다른 중생에게 돌리는 중생회향·보리회향·실제회향을 가리킨다. 영산재를 마치고 그 공덕을 춤, 풍물놀이 등을 통해 참가대중과 함께 나누는 화합의 잔치라 말할 수 있다.

‘영산재’는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무형문화유산이다. 하지만 삼회향놀이는 그동안 영산재가 약식으로 치러지는 과정에서 점점 잊혀졌다. 다행히 이번에 삼회향놀이가 충북도 무형문화재로 지정되면서 계승 발전의 길이 열린 것이다. 신청한지 3년 6개월 만의 성과다. 천태종은 이번 지정을 계기로 매년 삼회향놀이를 개최해 고증과 보완을 통해 보다 완성도 높은 무형문화유산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한다. 삼회향놀이는 남사당패 등 근대 연희 관련 문화예술의 모태라 부를 수 있는 만큼 현대적 해석과 응용에도 많은 시도가 이뤄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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