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을 맞아 천태종 산하 복지시설들이 ‘효 잔치’를 잇달아 개최했다. 단양노인보금자리와 단양노인전문요양원이 4일 ‘어버이날 효사랑 잔치’를 개최했고, 서울시립 강북노인종합복지관은 8일 ‘제2회 천태자비 효 축제’를 열었다. 또 천태종에서 운영 중인 강원도노인전문보호기관은 5월 한 달간 강원 영서지역 10개 시·군에서 ‘효사랑 알림이’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우리는 그동안 경제발전에 치중하느라 웃어른 공경 등 예절문화에 소홀했다. 주위를 환기시킬 수 있는 이런 행사가 자주 열린다면 분명 의미 있는 일이다.

광복 직후 우리 경제상황은 형편없었다. 일제의 식민지 경제 정책이 정상적인 경제발전을 가로막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이념 갈등으로 인한 사회혼란, 뒤이은 한국전쟁은 국토를 황폐하게 만들었다. 그 후 60년. 우리나라는 ‘한강변의 기적’을 보여줬다. 이런 변화의 주역은 허리띠를 잔뜩 졸라맨 채 국내와 해외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청춘을 보냈던 세대다. 바로 백발이 된 70~80대다. 우리가 지켜야 할 웃어른에 대한 공경이 단순히 연장자이기 때문에 해야 하는 의무감을 넘어선다는 말이다.

한국 천태종을 개창한 대각국사 의천 스님은 내 부모에 대한 효도를 넘어 모든 웃어른을 공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큰 자비는 사랑하지 않는 것이 없고, 큰 효도는 친애하지 않음이 없으니 내가 사랑하는 것만 사랑하고 남이 사랑하는 것은 사랑하지 않으면 큰 자비가 아니며, 현재의 부모만 친애하고 옛날에 친애했던 부모를 친애하지 않으면 큰 효도가 아니다. 불효보다 더 큰 죄는 없으며, 효행보다 더 큰 복은 없다.” 스님의 문집에 언급된 내용이다.

천태종을 중창한 상월원각대조사께서 애국불교, 생활불교, 대중불교의 3대 지표를 내세우며 전통문화의 계승을 중요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효는 우리 전통문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덕목이다. 불교계가 전통문화의 보전과 계승을 당당히 외칠 수 있으려면 ‘효’ 실천운동에 적극 나서야 한다.
저작권자 © 금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