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은 세상에서 가장 포근한 말이다. 부모, 부부, 형제와 자매, 아들과 딸 등은 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존재다. 가족은 이렇게 우리에게 가장 든든한 울타리요, 편안한 안식처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가족’은 강인한 결속력을 점차 잃어가고 있다. 산업의 발달이 낳은 개인주의란 병폐는 ‘이혼’, ‘가출’로 이어졌고, 가족의 붕괴를 가져왔다. 이런 상황에서 천태종이 ‘행복 가정 만들기 가족학교’를 서울 명락사에 개설해 운영한다니 가뭄 속에 단비 같은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가족학교의 주된 목적은 주 5일제 수업 시행에 따라 청소년들의 여가시간이 늘어난 만큼 가족단위 봉사활동과 체험을 통해 구성원들이 긴밀한 유대감을 형성하도록 하는데 있다. 가족들은 이곳에 매월 두 차례씩 모여 공동목표를 향해 함께 배우고,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를 키워나가게 된다. 자연과 친숙해지고, 남을 위해 땀을 흘리며 가족의 소중함을 함께 느끼다보면 평소 집이란 한정된 공간에서 느낄 수 없었던 긴밀한 유대감을 돈독하게 키워나갈 수 있을 것이다.

13세기 남유럽을 지배했던 신성로마제국의 황제 프레더릭 2세(1211~1250)는 갓난아기들을 모아 놓고 먹이고 씻기되 말을 건네거나 안고 만지는 행위를 금했다. 아기들은 채 1년이 되기 전에 모두 죽었다. 또 어렸을 때 어미를 잃고 사육당한 코끼리는 커서 새끼를 낳아도 돌볼 줄 모른다고 한다. 가족의 따뜻한 관심과 손길이 육체적, 정신적 성장에 얼마나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지 잘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가족이 사회의 기초구성단위라고 할 때 ‘행복한 가족’은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지름길이다.

인간이 종교를 신앙하는 궁극적 이유는 행복에 있다. 그렇다면 종교는 국민의 행복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일 의무가 있다. 천태종이 주최하고, 글로벌문화교류포럼이 주관하는 가족학교가 성공적으로 막을 내려, 행복한 가족을 만드는데 종교계가 일조하는 좋은 전례로 남아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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