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의 천태종은 상월원각대조사가 1945년 구인사 창건을 통해 천태종을 중창하면서 출발했다. 이후 67년의 세월 동안 천태종은 종도 250만의 종단으로 급성장했다. 종도들의 애종심과 결집력도 그 어느 종단보다 높다. 진각종 역시 마찬가지다. 조계종이 이번 연수를 기획하게 된 배경은 지난해 연말 구인사에서 봉행된 상월원각대조사 탄신 100주년 기념 법요식에 참석했던 조계종 자승 총무원장이 천태종의 외적, 내적 성장세를 눈으로 확인한 게 계기가 됐다는 후문이다.
사실 사찰 수나 종단의 재산 규모를 비교할 때 조계종과 견줄 수 있는 불교종단은 없다. 한 예로 해인사가 소유하고 있는 경남 합천 가야산의 임야는 전체의 40%에 이른다. 명진 스님의 말을 빌리면 강남 봉은사의 연 수입은 120억 원을 넘어선다. 본·말사 소유의 어마어마한 토지를 제대로 활용하고, 사찰의 수입과 문화재관람료 수입의 유출만 막아도 조계종의 성장은 180도 달라질 수 있다는 말이다.
천태-진각종의 가장 큰 특징으로 꼽히는 점은 종단 권력의 중앙 집중화와 사찰 재정관리의 신도참여 등 투명성이다. 두 종단의 이런 장점을 조계종이 그대로 수용하기란 여건상 불가능하다. 다만, 이번 연수가 어떤 형식으로든 조계종 지도부에 자극과 변화를 주리라 본다. 이번 조계종 지도자 연수가 각 종단의 장점을 배우거나 공유하는 데 그치진 않고, 한 발 더 나아가 종단 간 불협화음을 해소하고 통불교 전통을 조금이라도 되살리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금강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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