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만부인의 원 세워
이 사회 불국토 되도록
대승보살행 실천하자

어머님은 누가 잘못을 하거나, 못된 짓 하는 것을 보고는 혀를 끌끌 차면서 ‘사람이 왜 저래?’ ‘사람이 그러면 쓰나?’라고 걱정하시는 것을 보아왔다. 그럴 때마다 ‘으음, 사람은 저런 행동을 하면 안되는 것이구나’라는 생각을 하면서 예사로 살아왔다. 그런데 어머님이 별다른 의미를 담지않았던 그 말씀을 지금에 와서 곰곰이 되새기고 있다.

어머님의 평범한 그 말씀이 진리요, 바른 말씀임을 알게 된 나는 감탄하고 있다. 우리는 짐승이 아니라 사람이다. 사람으로서 생각하고 행동해야 한다는 말씀이셨다. 그런데 지금의 세상은 어떠한가? 사람이 사는 사회에서 사람이 해서는 안되는 일들이 팽배해 있다.

요즈음, TV를 보면서 아나운서들의 목소리가 너무 크다는 것을 느낀다. 아나운서 목소리의 톤이 높으니 마음이 조급해진다. 더구나 전해주는 뉴스의 내용은 성폭행, 고위공무원들의 비리 등 참으로 우리를 답답하고 힘들게 하는 것들이다.

서민들은 남을 속인다든지, 해서는 안되는 언행들을 삼가면서 살려고 애쓰고 있다. 지도층의 썩은 물이 우리들 머리위로 줄줄 새고 있어 냄새가 역겹다. ‘윗물이 맑아야 아래물이 맑다’는 말이 있지만, 요즈음은 아랫물로 윗물을 맑히는 세상이 되어가고 있다해도 억지는 아닐듯 싶다.

부처님은 “잘못을 한 사람이 잘 살고 있는 것은 아직 그 죄가 익지 않았기 때문이고, 좋은 일을 한 사람이 잘 살지 못함도 그 착함이 아직 익지 않았기 때문이다. 반드시 자기의 언행에 따른 업과는 치르게 된다”고 가르치셨다. 이렇게 페허가 된 사회를 사람이 사는 사회로 바르게 되돌리는 일은 우리 불자가 해야 할 일이다.

부처님 재세시에 승만부인은 부처님 앞에서 다음과 같은 원을 세운다.

“중생이 옳지 못한 행위와 계를 어기는 것을 보면 절대로 외면하지 않겠습니다. 막을 일은 막고 받아들일 일은 받아들이겠습니다. 그래야만 부처님의 가르침이 오래도록 머물기 때문입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이 오래도록 머물게 되면, 좋은 길로 가는 사람은 많아지고 나쁜 길로 가는 사람은 줄어들어, 여래께서 굴리신 법륜이 점점 더 잘 굴러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 정법을 항상 몸에 지녀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가르침을 잊으면 대승을 잊는 것이며, 대승을 잊으면 바라밀을 잊는 것이며 바라밀을 잊으면 대승을 추구하지 않는 것이 되기 때문입니다. 대승에 굳건한 마음이 없는 보살은 정법을 받아들일 욕구도 없고 취향 따라 들어갈 능력도 없어서 범부의 경지를 뛰어넘는 일을 영원히 감당할 수 없습니다. 저는 이와 같이 한없는 잘못을 보며, 또한 미래에 올바른 가르침을 받아들일 보살마하살들의 큰 복덕을 보기 때문에 이 서원을 세웁니다.”

승만부인의 원을 우리도 함께 원으로 세우고 행해 이 사회가 사람다운 사람이 사는 불국토가 되도록 대승보살행을 실천해야 할 때가 지금이다. 남도 이롭고 나도 이로운 대승의 사상을 지금 이 순간부터 실천하면 좋겠다. 조건이 좋아질 때까지 기다리는 것은 유예된 삶을 사는 것이다. 누구나 부처가 될 씨앗을 간직하고 있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지금부터 사회가 청정해 질 때까지 부처의 씨앗인 보리심을 대지(사회)에 심어 청정한 사회를 건설할 때까지 끊임없이 정진해야 한다. 우리 작은 부처님들이 우선 사회를 맑히는 일에 앞장서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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