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의 자비와 연기사상이 최근 세계적 이슈로 부각된 환경문제 해결의 대안이 될 수는 있지만, 보다 긍정적인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과학, 이론적 뒷받침과 생활 속 실천이 뒷받침 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조성택 고려대 교수는 7월 26일 오후 2시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불교의 생명 사상과 생태, 환경을 위한 역할 과제’란 주제로 열린 소백산지킴이 공개토론회에서 “최근의 환경오염을 비롯해 특정 생물의 멸종위기 등은 원천적으로 산업화와 기술공학의 발달에 의한 것이지만, 그 해결은 주로 철학이나 종교사상 등에 의해 모색되고 있다”며 세계적인 흐름을 설명하고 “불교의 자비와 연기사상은 불교생태학의 중심 개념이 될 수 있지만, 과학적 지식으로 재해석해 구체성과 일상적 실천성을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과학적 이론의 뒷받침이 없을 경우, 불교가 개인의 윤리감정에 호소해 생태문제를 일깨울 수는 있어도 직접적으로 해결할 수는 없다는 주장입니다.

조은수 서울대 교수 역시 ‘불교사상의 생태주의적 가치’에서 “한국 불교계의 환경에 대한 관심과 참여는 불교 사상으로 현실 문제를 극복하고자 하는 사회운동의 일환”이라고 평가하고 “불교환경운동이 소비만능과 물질주의로 치닫던 삶의 태도에 경종을 울리기는 했지만 최종 목표는 평화생명운동으로 재정립해 더 큰 담론으로 이끌어야 한다”고 주문했습니다.

이밖에 김영 고려대 환경과학과 교수, 조석희 국회환경포럼 자문위원은 각각 ‘유류저장소와 살처분 관련 국내 토양 및 지하수 오염 실태 및 전망’과 ‘토양, 지하수 오염 발생 시 부지특성에 따른 오염 확산 방지 방안’을 통해 지난해 발생한 구제역 관련 가축 대량 살처분에 따른 토양과 지하수 오염 위험성을 경고하고,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습니다.

그리고 토론자로는 소백산지킴이 상임이사 갈수 스님, 황상일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김휘중 강원대 환경연구소 연구교수, 양기식 소백산국립공원 북부사무소장 등이 참여했습니다.

한편 토론회에 앞서 소백산지킴이 대표 무원 스님은 개회사에서 “순리를 어기고 억지로 꾸미고 강제하는 모든 인위적인 것은 순환이 되어 결국 전체 생태계를 훼손시키는 추악한 것으로 남게 된다”고 말하고 “가꾸고 꾸미는 것에 몰두하다보니 강박관념인 줄도 모른 채 자연에 훼손을 가하고 있다”고 현 물질만능주의 세태를 꼬집었습니다.

천태종 총무원장 정산 스님은 축사에서 “사바든 극락이든 국토는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 스스로 장엄하는 것”이라며 “외부에 있는 물리적 자연에서 환경을 발견하려 할 것이 아니라, 안팎을 초월해 ‘스스로 그러함’을 발견하는 것이야 말로 우리가 찾아야 할 답”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밖에 김희철 국회의원, 정연만 환경부 자연보전국장, 김동성 단양군수, 오영탁 단양군의회 의장 등이 축사를 통해 “불교가 개발과 산업화에 따른 기후 급변 등 지구환경 악화의 대안이 돼 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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