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순 스님 《육조 스님 금강경》 펴내

《금강경》은 부처님과 수보리의 문답이 짧고 간결한 문장으로 반복되는 경전이다. 보는 각도에 따라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데 자신의 근기에 맞춰 얼마나 제대로 이해했느냐가 중요한 관건이다. 이런 이유로 그동안 수많은 선지식이 ‘금강경 뜻풀이’를 했다. 육조 혜능 스님 당시 이미 800종이 넘었다. 이 중 역사적으로 검증된 책은 규봉종밀, 육조혜능, 부대사, 야부도천, 예장종경 등 다섯 스님의 저술이다. 이 스님들의 해설을 묶어놓은 책이 《금강경오가해》. 조선조 함허득통(1376-1433) 스님이 이 책에 다시 자신의 견해를 붙였는데 《금강경오가해설의》가 그것이다.

송광사 인월암에 주석하고 있는 원순 스님〈사진〉은 《금강경오가해설의》에 《금강경》 뜻풀이를 한 여섯 스님 각각의 견해를 우리말로 번역(총 6권)하겠다는 계획아래 최근 첫 성과물인 《육조 스님 금강경》(법공양, 2만원)을 펴냈다. 원순 스님은 “여섯 스님이 쓴 《금강경오가해설의》를 굳이 여섯 스님 각각의 해설서로 나눠 엮는 이유는 이 책의 독특한 구성 때문에 경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이 내용을 이해하기 힘들어 한다는 판단이 들었기 때문”이라 설명한 후 “한 원문 뒤에 여섯 스님의 글을 배치하다보니 원문 대조도 쉽지 않았다. 금강경을 공부하고자 하는 불자를 위해 특성을 살린 각각의 금강경 해설서 출간을 기획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즉, 《금강경오가해설의》에서 여섯 스님은 각각 찬요, 해의, 찬, 송, 제강, 설의 등 개성 넘치는 해석을 하고 있지만, 경을 처음 접하는 이들은 여섯 스님들의 의도와 뜻을 헤아리기 벅찬 만큼 핵심을 놓치고 곁가지에 집착하기 쉬운 문제를 해결해 주기 위해 각각의 해설서로 분리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원순 스님은 백련암에서 성철 스님을 은사로 출가했다. 해인사·송광사·봉암사 등 선원에서 정진했으며, 《禪스승의 편지》, 《선요》, 《한글 원각경》, 《육조단경》, 《치문 1, 2, 3》, 《초발심자경문》 등 다수의 불서를 펴냈다. 조계종 교재편찬위원을 지냈으며, 조계종 기본선원에서 어록을 강의 중이다. 2003년 행원문화상(역경부문)을 수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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