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의 미래 위한 비판적 대안
《한국종교를 컨설팅하다》
이찬수 외/모시는사람들/256면/15,000원

한국은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다종교국가이면서도 종교 분쟁이 적은 나라로 정평이 나 있다. 세계 곳곳에서 ‘종교의 차이’가 원인이 돼 전쟁과 테러, 학살 등의 만행이 빈번히 벌어지는 점을 감안할 때, 한국이 종교 갈등의 무풍지대로 평가받는 것은 과하지 않다.

하지만 일부 종교학자들은 한국의 역사와 문화가 중동이나 서양과 사뭇 다르기 때문에 이런 비교 자체가 무의미하다고 말한다. 또한 자체적인 관점에서 볼 때 최근 발생한 개신교의 사찰 땅밟기 등은 국내 종교갈등의 심각성을 보여준다고 우려한다.

이 책은 오늘날 한국의 주요 종교들이 처한 상황을 각 교단별로 분석ㆍ진단해 종교와 종교가 견지해야 할 본연의 모습을 제시하고 있다. 종교가 사회적 지탄의 대상이 되는 사례를 비롯해 각 종교별로 봉착한 한계와 문제점에 대한 필자들의 지적은 신랄하기 그지없다.

특히 이들이 초점을 맞춘 것은 종교인들의 마음가짐. 종교인들이 초발심에서 멀어지면서 시대정신과 조화하지 못한 채 사회와 불화하고 있는 점을 심각하게 다루고 있다. ‘종교가 사회를 구원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가 종교를 구원해야 할 지경’이라는 자탄과 조롱이 이 문제의 심각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책은 지난해 KCRP 종교간 대화위원회와 대화문화아카데미가 공동 개최한 ‘종교대화콜로키움-종교의 제자리찾기’에서 발표된 내용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최준식 종교문화연구원 이사장이 큰 틀에서 한국 종교에 대한 비판을 제기하고, 박영대 우리신학연구소장이 한국 가톨릭의 모습을, 김진호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 실장이 개신교의 실태를, 이병두 불교평론 편집위원이 불교의 모습을 각각 분석했다. 이밖에 원불교와 천도교의 현 상황과 발전방안도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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