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스티브 잡스는 禪수행자
《스티브 잡스 iMind》
김범진/이상미디어/188면/13,000원

‘아이폰’, ‘아이패드’의 열풍이 거세다. 국내에 스마트폰 열풍을 일으켰던 두 제품을 출시한 ‘애플’의 경영자는 스티브 잡스. 그는 빌게이츠에 이어 21세기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경영자로 손꼽힌다. 그가 지닌 경영철학의 핵심에 ‘선’(禪)이 녹아있다는 주장을 담은 책이 나왔다. 《스티브 잡스 iMind-세계를 열광시키는 통찰력의 비밀》이 그것.

▲ 한 잔의 차를 손에 든 채 은은한 조명 아래 앉아 있는 스티브 잡스. 27살 때 모습.

이 책은 스티브 잡스의 삶과 그의 철학을 짚어낸 책이다. 그의 철학 속에 불교의 선(禪) 사상이 녹아있다는 게 필자의 주장이다. 소프트한 사이즈처럼 읽기에 부담스럽지 않으면서도 문체는 단순, 명료하다. 책을 읽다보면 아이폰 사용자들이 갖고 있는 불만인 배터리 교체가 되지 않는 이유가 선(禪)에서 느껴지는 단순미를 휴대폰에 도입하고자 했던 스티브 잡스의 고집에서 기인한다는 점도 알 수 있다.

스티브 잡스는 어린 시절 방황을 겪었다. 입양아라는 사실을 알고 난 후다. 그는 당시 샌프란시스코에 유행하던 히피문화에 빠져든다. 심지어 환각제를 가까이 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후 동양의 사상과 선을 접하고, 관련 서적을 읽으면서 수렁에서 벗어난다. 당시 그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책은 《스즈키 선사의 선심 초심》이다.

컴퓨터적 논리의 세계 빠져 있던 그에게 직관과 체험, 깨달음을 강조하는 선은 신선한 자극이었다. 그는 결국 대학 중퇴 후 인도 여행에 나섰고, 미국으로 돌아와 로스알토스 선원에서 선 수행을 한다. 그곳에서 정신적 스승이 되는 코분 치노(1938~2002)를 만난다. 이후 선은 그의 삶의 일부가 된다.

선에 대한 그의 생각은 애플사 제품의 디자인에도 녹아 있다. 애플사의 디자이너 조너선 아이브가 가장 존경하는 디자이너는 산업디자인계의 전설로 불리는 디터 람스. 디터 람스는 “좋은 디자인은 최소한의 디자인”이란 견해를 가진 이다. 그는 일본 선에 영향을 많이 받았는데, 그의 디자인도 마찬가지다. 스티브 잡스가 조너선 아이브를 애플사의 디자이너로 선택한 이유이기도 하다.

스티브 잡스가 2006년 10월 14일 뉴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은 선의 단순함을 추구하는 그의 경영철학을 잘 보여준다. “양파를 한 겹씩 벗겨나가면 가끔 매우 우아하고, 단순한 해결방법에 도달한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그곳에 다다를 때까지 시간이나 노력을 들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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