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초기 불교사 연구
《불교의 중국정복》
에릭 쥐르허 저 최연식 역/씨아이알/736면/38,000원

제목이 다소 과격한 이 책은 중국 초기 불교사에 대한 고전적 연구서다. 불교가 처음 수용된 한나라 때부터 중국적인 불교가 형성된 동진시대까지 외래의 종교인 불교가 어떻게 중국인들의 종교로 자리 잡아 가는지를 다양한 시각에서 접근한다. 특히 중국 지식층들이 가지고 있던 기존의 사상과 문화가 불교와 접촉하면서 어떠한 상호작용을 일으켰고, 그 결과 어떠한 새로운 사상과 생활문화가 형성됐는지 주목하고 있다.

저자 쥐르허는 네덜란드 출신의 중국학자다. 19세기 서구 동양고전 연구의 전통을 충실하게 계승해 한문 문헌은 물론 인도 범어 문헌에도 능통했다. 이 책에서도 역사서와 불교 관련 문헌들을 세밀하게 분석하는 한편 관련되는 범어 문헌들과도 꼼꼼하게 대조해 과거를 풍부하게 재현했다. 수많은 각주들은 문헌학적 측면에서 높은 학문적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은 1959년 처음 출간됐다. 간행 직후부터 주목을 끌었으며, 적지 않은 연구 성과가 축적된 현재까지도 서구학계에서 중국불교에 관한 가장 권위 있는 저술로 평가되고 있다. 서구 중국 및 동아시아불교 연구자들의 필수 입문서로 활용되기도 하며, 1998년 일본어와 중국어로 번역되기도 했다.

역자 최연식 교수(목포대)는 “불교를 종교나 철학적 측면뿐 아니라 정치ㆍ경제적 측면과 밀접하게 연관시키는 시각, 문헌 자료들에 대한 면밀한 검토를 중시하면서도 자료가 말하지 못하는 내용을 읽으려는 노력 등은 사상사 연구의 중요한 모범”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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