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병상·임종의례 지침서

《낡은 옷을 갈아입고》
조계종포교연구실/조계종출판사/200면/1만원

신심 돈독한 불자도 임종을 앞두고 개종을 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호스피스 병동에서 환자를 제 부모처럼 돌봐주는 개신교 봉사자들의 영향이다. 이미 오래전 임종의례와 관련된 교육과 체계가 자리 잡은 개신교와 달리 불교는 제대로 된 지침서 하나 없는 실정이다. 그러다보니 병문안을 갔을 때, 임종을 앞둔 환자를 만날 때 어떤 말을 어떻게 나눠야할지 고민스럽다. 빈소를 찾을 때도 불교식 상·장례법을 모르다보니 얼렁뚱땅 유교식으로 절을 하고, 상주와 인사를 나눈다. 이런 고민을 불교적으로 명쾌하게 해결해주는 책이 나왔다.

죽음을 앞둔 이들과 그 가족을 위해 조계종 포교연구실에서 펴낸 이 책은 부처님의 가르침에 입각해 편안하게 죽음을 맞을 수 있는 지침과 임종 과정에 따른 의례를 이해하기 쉽게 정리했다. 무엇보다 불교적 임종 준비 지침서가 전무한 현실에서 병상-임종-탈상의례 전체를 아우른 불교 최초의 안내서란 점이 눈길을 끈다.

조계종 포교연구실 사무국장 원명 스님은 “병상의례와 임종의례를 중심으로 엮은 책으로 실용성을 높이기 위해 한글화했다”면서 “환자들이 겪게 되는 죽음의 인지과정과 수용단계를 불교적으로 그려내 불교계 호스피스 자원봉사단체 및 교육기관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고 말했다.

▲ 사찰을 찾지 못하는 환자는 병실에 불감을 모셔놓고 약식으로 계를 받을 수 있다.

스님은 또 “빈소에 술 대신 차나 물을 올리고, 음식은 간소하게 하도록 제안하고 있다”면서 “절을 할 때도 고인이 극락왕생한다는 개념아래 3번 하도록 규정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조만간 조계종 의례위원회가 구성돼 세부적인 절차 등을 논의, 확정할 경우 빈소와 장지에서의 의례와 제사의식 등은 재정리될 수 있다며 시안임을 전제했다.

책은 전체 5장으로 구성됐다. △1장 불교의 생사관에서는 삶과 죽음에 대한 이해를 돕고 △2장 임종준비에서는 환자에게 죽음이 선고된 후 가족이 해야 할 일을 설명한다. △3장 병상의례에서는 내세에 대한 확신을 통해 죽음을 수용하도록 돕고 △4장 임종의례에서는 임종을 앞둔 환자의 몸과 마음의 변화와 함께 그 대처법을 설명한다. △5장 임종 이후에서는 빈소의례와 탈상(49재)의 의미와 준비과정을, 부록에서는 관련 경전내용과 불교시설 및 단체를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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