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박하고 건강한 사찰음식

사찰 음식·문화 담은 시리즈 2권 나와

《뜻있고 맛있는 우리 밥상》《기르는 남새, 자라는 푸새》
로터스 크리에이티브/중앙m&b /96면/9,000원

사찰 음식이라고 하면 의례껏 정갈하게 정돈된 발우나 승복 등을 떠올리게 된다. 혹자는 부처님오신날에 산사에서 먹었던 비빔밥을 떠올릴 수도 있겠다. 그러나 로터스 크리에이티브에서 기획한 무크 시리즈(중앙m&b 刊, 각권 9,000원)는 집에서 만나는 발우, 집에서 해먹는 사찰음식을 소개한다. 사찰에서 먹는 음식이 아니라 쉽고 간단하며, 몸에도 좋고, 음식 쓰레기를 남기지 않는 음식이 바로 사찰음식이라는 것.
사찰음식은 어렵거나 멀지 않다고 말하는 이 책은 가정에서 손쉽게 만들 수 있는 사찰음식과 이에 사용되는 제철채소를 소개한다.

1권에서는 사찰음식의 기본개념부터 발우공양을 그림과 사진을 통해 자세히 소개한다. 꼭 발우라는 식기를 갖추지 않아도 테이블 세팅 방법에 따라 발우공양을 재현하는 방법도 사진으로 설명한다. 사찰음식 전문가 공덕심·박상혜 씨가 물, 손, 불, 시간, 쌀 등 ‘제대로’ 밥 짓는 방법과 특별한 밥 짓기 비법을 공개한다.

자연주의 요리로 이름난 사찰음식 전문가 선재 스님이 만든 12가지 사찰음식을 사진가 정세영이 정갈하게 담아냈다. 더불어 양평 수종사, 수원 봉녕사, 남양주 봉선사, 여주 신륵사 등 직접 제 발로 가서 보고 느끼는 사찰여행 이야기도 실려있다.

▲ 오색 송편.

2권에서는 채식을 하면서도 건강을 유지하는 스님들의 비법을 전한다. 사찰에서는 고기 대신 산과 들에서 자라는 채소와 잡곡, 콩으로 다양하고 영양 높은 음식을 차려낸다. 제철 채소와 나물을 일년 내내 영양가 높게 먹는 사찰 음식의 비법은 무엇일까.

문경 윤필암 은우 스님의 사찰음식 이야기와 평택 수도사 적문 스님의 짧고도 긴 108가지 사찰음식 이야기가 실려 있다. 단순히 먹는 행위로서의 식사가 아니라 이를 통해 자연과의 조화, 계절의 변화, 우주의 변화, 절제와 소박함을 담는 사찰음식을 풀어낸다. 또 일본 베지터블앤프루츠협회의 채소소믈리에 과정을 이수한 국내 채소소믈리에 1호 김은경 씨가 채소와 과일을 계절의 특성에 맞춰 다른 재료와 조화롭게 먹는 방법을 소개한다.

▲ 오색 연근밥.

때 아닌 때 먹지 않고 필요한 때에 적절히 감사하며 먹는 밥은 그 자체로 수행이 된다. 매일 대하는 밥상이지만 단순한 밥으로 먹을지 약으로 먹을지는 먹는 이의 깜냥에 달렸다. 마음을 수련하고 마음을 정결케 하는 사찰음식 책으로 받아들일 지, 몸과 마음을 채우는 요리책으로 받아들일 지는 독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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