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참 자유, 안식을 주는 책
정휴 스님 글, 백종하 사진/랜덤하우스/284면/11,800원

우리는 오늘을 살아가고 어제를 추억한다. 하지만 오늘을 열심히 살아가면서도 항상 불안감에 시달린다. 내일을 내다보기엔 너무도 각박한 삶을 살고 있기에 언제 이 삶을 마감하게 될지 알 수 없다. 이런 삶을 죽음에 이끌려 가는 삶이라고 한다면 정휴 스님은 죽음에 스스로 다가가서 그로부터 자유로워지는 삶을 이야기한다.

《떠나기 좋은 날이 따로 있느냐》는 삶의 일몰이 시작됨을 느낀 정휴 스님이 설악산에 입산해 죽음이라는 생의 가장 절실한 화두를 들고 명상을 거듭하던 과정에서 얻은 깨달음을 담고 있다. 죽음과 정면으로 마주하며 참된 영혼의 자유를 얻고자 했던 스님은 전등록(傳燈錄)을 탐독했고, 열반의 경지에 이른 선사들이 육신을 헌옷 벗듯 버리고 참된 영혼의 자유를 찾아가는 과정을 지켜보며 깨달음을 얻게 된다.

스님의 글을 읽으며 독자들은 버리고 비워야 근원이 드러나듯 참된 영혼의 자유를 얻고자 하는 이는 육신에 집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스님은 ‘적멸의 즐거움’을 노래하고 ‘걷다가 입적하는 자유’를 말하는가 하면 ‘법당 안에 부처가 없네’라며 눈에 보이는 것에 현혹되는 이들에 따끔한 일침을 가하기도 한다. 그리고 ‘세상과 아름답게 작별하는 지혜’라는 깨달음으로 결론을 낸다.

더불어 고요한 글과 잘 어우러진 산사의 맑은 풍경들은 분주한 일상과 스트레스로 지친 이들의 마음을 치유하고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을 선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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