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현대사 속 불교 발자취 풀어
김순석/운주사/368면/13,000원

◇1986년 해인사에서 열린 승려대회 모습.

21세기다. 한국전쟁 이후 눈부신 경제발전을 바탕으로 어느덧 선진국의 문턱에 올라섰지만, 19세기 후반 개화기부터 20세기 초반까지 한반도의 역사는 ‘질곡의 시기’였으며, 20세기 중ㆍ후반은 ‘격동의 세월’이었다.

조선왕조의 쇠퇴, 한일합방, 일제강점기, 한국전쟁, 군부독재 등 무수히 많은 사건들이 이 기간에 일어났다. 1700년 동안 민족과 함께 해 온 불교 역시 이 기간 동안 참으로 많은 일들을 겪었다.

이 책은 우리가 근ㆍ현대라고 부르는 1877년 일본불교의 상륙에서부터 1998년 조계종 정화개혁회의까지 120여 년 동안 한국불교가 걸어온 발자취를 풀어쓴 역사서다. 저자가 2006년 5월부터 2008년 12월까지 ‘법보신문’에 연재한 내용을 보완해 집필한 것으로, 불교계의 3ㆍ1운동 등 자랑스러운 일 뿐 아니라 친일불교, ‘정화ㆍ개혁’이란 명목으로 진행된 각종 분규 등 감추고 싶은 치부까지 총 59개의 주제로 나눠 적나라하게 파헤치고 있다.

역사서의 성격을 내포하고 있지만 단순한 사건 소개나 나열, 지식 전달에서 탈피해 각각의 주제에 대해 저자 자신의 견해를 피력하고 있다. 각각의 사건에 대해 다른 견해를 가진 독자라면 책의 논조에 반하는 주장을 제기할 수 있다. 이 부분이 이 책의 중요성이자 주된 출간 동기다.

저자는 머리말에서 “역사는 혼란과 갈등을 극복하고 발전하는 법이며, 혼란과 갈등은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나기 위한 시련”이라며 “근ㆍ현대사는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현재진행형이지만, 근ㆍ현대 불교에 대한 올바른 성찰이 미진했다”고 출간 동기를 밝히고 있다.

현재 한국국학진흥원 한국유교문화박물관장을 맡고 있는 저자는 독립기념관 연구원 등을 역임했으며 《불교정화운동의 재조명》, 《한국사상의 재조명》, 《불교근대화의 전개와 성격》 등의 논저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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