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독일에서 시작된 수림장(樹林葬)이 최근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모으면서 새로운 장법(葬法)의 하나로 부상했다. 불교계에서도 이미 일부 사찰이 수림장 권장운동에 적극 나서서 장례 문화의 새로운 장을 열어가고 있다.

현재의 수림장은 화장 후 쇄골한 재를 흙과 버무려 나무 밑 50cm 정도의 깊이에 묻는 것과 쇄골한 재를 담은 항아리를 나무 밑 땅을 파고 묻는다. 수림장은 화장을 거친다는 점에서 일찍이 화장법을 수용한 불교의 장례 문화와 연관성을 가질 수 있다. 종교가 세속 현실 사회 속에 존재하면서 그 존재 의의를 구체적으로 드러내 보이는 상징 중의 하나가 관 · 혼 · 상 · 제 같은 인간의 통과의례(通過儀禮), 특히 그 중에서도 장례 문화에 크게 이바지 하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불교의 장례 문화에 대한 관심과 적극적인 참여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하겠다.

수림장은 한마디로 자연으로 되돌아가는 것이다. 장묘의 근본 취지 역시 시신을 빨리 자연으로 돌려보내자는 것이다. 산과 마주하면서 산을 닮는 것이나 죽은 후 나무 밑에 묻히는 것은 자연에의 회귀다. 그것은 곧 불가가 힘주어 설법하는 ‘본래면목(本來面目)'을 찾아나서는 의식의 고양과정을 뜻한다.

자연은 바로 불법이고 선(禪)이다. 모든 것이 저절로 그러한 것이 자연이다. 일찍이 소동파는 “완전한 자유 획득, 곧 자기가 자신의 주인이 됨과 동시에 자기 이외의 사물과도 완전한 조화를 이루는 것”을 일러 자연이라 한다고 설파했다.

남종선의 실질적 개산조인 6조 혜능 대사는 임종에 즈음해 자신의 죽음을 “낙엽이 떨어져 뿌리로 돌아간다(葉落歸根)”고 비유했다. 수림장은 불교의 선리(禪理)에도 딱 부합하는 장례법이라고 할 수 있다. 불교계의 적극적인 수림장 캠페인을 거듭 권장해 마지 않는다. 수림장 확산은 곧 불교 교리의 전파요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포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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