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고석사서…법상종 사상 영향

미륵불의상

 

포항 고석사(주지 종범 스님)에서 통일신라시대 미륵불의상(彌勒佛倚像)이 최초로 발견됐다. 미륵불의상은 미륵부처님이 의자에 앉아 있는 모습을 형상화한 것이다.

문명대 교수(동국대 명예교수)는 “고석사 보광전에 봉안된 불상의 석고를 제거한 뒤 살펴본 결과 ‘석감마애(石龕磨崖) 미륵불의상’임을 최근 확인했다”고 4일 밝혔다. 석고는 일제강점기인 1923년 쯤 미륵불의상을 치장하기 위해 바른 것으로 추정된다. 경주 기림사 약사전 소조(塑造) 삼존불도 덧칠을 벗겨내는 과정에서 통일신라 전성기 때 만든 것으로 확인된 적이 있다.

미륵불의상은 보광전 안에 있는 네모난 큰 바위의 한 면에 석굴 형식으로 불감(佛龕ㆍ불상을 모셔두는 방)을 조성한 뒤 의자에 앉아있는 미륵불을 돋을새김했다. 불상은 높이 222㎝, 무릎 폭 95㎝다. 8세기 사실적 양식의 특징이 잘 남아 있고, 766년 작 석남암사 비로자나불과 친연성이 강한 점을 근거로 8세기 중반 전후 작품으로 추정된다. 

문 교수는 ‘포항 고석사 통일신라 미륵불의상의 최초 발견과 그 역사적 의의’라는 논문을 통해 “이 미륵불의상은 통일신라시대 유일한 것이라는 사실에 커다란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고신라시대 삼화령 미륵 삼존불과 고려시대 법주사 마애 미륵불의상 등 단 두 점 밖에 알려지지 않았다.

그는 또 통일신라시대 법상종 사찰이 크게 유행했고 미륵불의상이 새롭게 출현했다는 점을 근거로 “유가법상종 사상 가운데 하생사상(下生思想)이 8세기에 성행했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알려주는 것”이라고 불교사적인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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