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승기신론》
마명 지음, 정화 엮음/도서출판 법공양/1, 2권 각 22,000원

“간결한 문장 속에 많은 뜻을 담고자 한 마명 스님의 글, 《대승기신론》. 인연이 있어 읽어도 깜깜하다고 하여 ‘깜깜기신’이라는 별칭도 갖고 있지요. 이것이 번역이 편역이 된 까닭이며, 풀이가 길어진 까닭입니다.”

정화 스님(서울 길상사 수련원장)은 최근 풀어쓴 마명 스님의 《대승기신론》1, 2권 서문에 이렇게 출간 동기를 적고 있다. 마명 스님이 중생을 위하는 마음에 《대승기신론》을 저술했듯이 이 책을 어려워하는 사람들을 위해 편역에 나섰다는 말이다.

마명 스님의 《대승기신론》은 대승불교의 개론서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대승경전에 설해 있는 모든 사상을 종합적으로 회통해 체계적인 논리를 세워 대승의 본질을 밝혀놓은 논서이다. 문답식으로 간결하면서도 논리정연하게 전개해 부처님의 가르침을 모르는 사람도 쉽게 대승의 참뜻을 배울 수 있도록 한 글이다.

내용은 일심(一心), 이문(二門), 삼대(三大), 사신(四信), 오행(五行)으로 요약된다. 핵심 내용인 일심을 진여문(眞如門)과 생멸문(生滅門)으로 나눠 설명하고, 일심이 가진 특성을 체(體), 상(相), 용(用) 삼대의 이론으로 전개해 궁극적으로 대승에의 믿음을 일으키게 하고, 실천적 행을 닦도록 하고 있다.

정한 스님은 “이 논은 대승에 대한 믿음을 일으킬 수 있는 법을 설명한 글로 마명 스님은 모두가 함께 어울려 즐겁고 기쁘게 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글을 썼다”면서 “마명 스님은 《대승기신론》을 통해 ‘수행은 함께 사는 이웃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나누는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함께 어울려 귀한 마음 나누기를 실천하는 것이 대승의 가르침이란 의미다.

스님은 또 “마명 스님께서 말씀하신 ‘믿음’은 스스로와 이웃 생명들을 소중히 여기고 귀하게 대하는 마음을 실천하는 것이 삶의 본래 모습이라는 것을 믿는 것”이라면서 “특별히 그와 같은 세계를 만들기 위한 믿음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삶이 귀하고 소중한 삶이라는 믿음”이라고 의미를 덧붙였다.

마명 스님의 생몰연대는 이설이 있으나 기원 2세기 초나 중엽으로 추정된다. 브라만 출신의 학자로 마가다 지방의 여러 도시에서 불교학자들과 논쟁을 벌인 끝에 지고 나서 불교에 귀의했다. 범어 원전은 발견되지 않았으나, 한역본은 진제 스님과 실차난타 스님의 역본이 있다.

정화 스님은 해인사 고암 스님을 은사로 출가해 송광사, 백장암 등에서 수행정진했다. 현재 서울 길상사 수련원장을 맡고 있다. 저서로 《금강경》, 《반야심경》, 《법성게》, 《삶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생활 속의 유식 30송》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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