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법문집 펴낸 전 조계종 포교원장 정락 스님

“법문 때마다 ‘마음이 흔들릴 때 본마음이 아닌 마음의 그림자가 일어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자기도 이익 되고 남도 이익 되는 삶을 살아라’, ‘자신을 바꾸어야 자기의 생활을 바꿀 수 있고, 그래야 주변을 좋은 환경으로 바꿀 수 있다’고 강조해왔습니다. 되돌아보면 은사인 전강 스님께 배웠던 이런 가르침은 결국 나에게 던졌던 화두였습니다.”

조계종 포교원장과 화성 용주사 주지를 역임했던 정락 스님(71)은 칠십 평생에 걸친 대중 법문이 결국은 당신의 수행을 위한 채찍질이었다고 회고했다. 스님의 첫 법문집의 제목인 《나는 이렇게 살고 싶었다》(불광출판사, 12,000원)에도 이 같은 의미가 녹아 있다.

병원, 기업체 등 각계각층을 대상으로 왕성한 포교활동을 펼치고 있는 정락 스님의 법문 중 생활법문을 중심으로 엮은 이 책은 팔만대장경을 비롯해 논어, 맹자, 성경 등 동서양 고전 속 풍부한 비유를 싣고 있어 ‘나는 누구인가’, ‘왜 사는가’, ‘어떻게 살 것인가?’를 고민하는 현대인들에게 나아길 길을 제시해주는 지침서로 불릴 만하다. 때문에 스님의 인생관, 가치관 등 오롯한 삶의 철학을 엿볼 수 있다.

“거지마저도 평등하게 대하는 만석꾼 댁 마님이 하인을 시켜서 놋그릇에 밥을 퍼 거지에게 줬는데 그릇을 훔쳐 달아났습니다. 이 경우 하인을 시켜 잡아올 수도 있고, 그냥 놔둘 수도 있는 등 여러 가지 대응방법이 있을 겁니다. 이 때 마님은 하인에게 ‘놋그릇이 제값을 받으려면 뚜껑이 필요할 테니 빨리 가져다주라’고 말합니다. 원력(願力)이 생활화된 불자의 모습입니다.”(내용 중 일부)

모든 중생은 평소 몸에 밴 습관[스님은 ‘業力’으로 표현]대로 행동을 한다고 전제한 정락 스님은 만석꾼 댁 마님처럼 원력이 몸에 배어 생활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수행력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칠순의 노구에도 불구하고, 손수 방을 청소하고 손빨래까지 한다는 정락 스님, 스님의 살아있는 법문은 우리의 마음과 운명을 바로잡아주는 행복의 열쇠일지도 모른다.

정락 스님은 인천 용화사에서 전강 스님을 은사로 출가했다. 조계종 포교원장과 화산 용주사 주지를 역임했다. 현재 화성 만의사 회주이자, 용주사 율주 소임을 맡고 있다. 지금도 많은 법회와 강연회를 통해 수행과 전법에 매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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