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맹정진 중요하지만도반끼리 대화하며깨우칠 수 있어돈오돈수니 돈오점수니 하는 논쟁을 불자라면 한 번은 들어봤을 것이다. 이 남종 돈오선에 6조 혜능 스님은 “선지식들아, 나는 5조 홍인화상의 회하에서 한 번 듣자 그 말끝에 크게 깨쳐 진여의 본성을 단박에 보았느니라. 그래서 이 가르침의 법을 뒷세상에 유행시켜 도를 배우는 이로 하여금 보리를 단박 깨쳐서 각기 스스로 마음을 보아 자성을 단박 깨치게 하는 것이다.”라고 이미 수차례 가르친 바 있다.‘언하대오(言下大悟)’ 즉 말끝에 단박 깨쳤다고 밝혔다. 참선하다가 깨친 것도 아니고 고행
문화칼럼
하도겸 칼럼니스트
2015.12.24 10:02
-
2년 전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가 “거함 노키아가 침몰한 뒤 오히려 기업가 정신과 창업이 만개하고 있다”면서 노키아가 마이크로소프트사에 팔린 후 핀란드에서 노키아의 인재 독점 구도가 허물어진 뒤 새로운 산업 생태계가 빠르게 조성되며 경제가 새롭게 일어나고 있다는 기사를 우리는 접한 적이 있습니다.이에 꼭 맞는 선어(禪語)가 있습니다. ‘크게 한 번 죽어 다시 새롭게 태어난다’라는 뜻의 ‘대사일번(大死一番) 절후소생(絶後蘇生)’입니다. 즉, 우리 모두 이원적인 분별의 바다 속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는 ‘가짜 나’가 완전히 죽어야만 비로소
문화칼럼
박영재 서강대 교수 및 선도회 지도법사
2015.12.04 10:08
-
문화 1번지 인사동에국적 불명의 음식전통음식 살리는 정책 필요며칠 전의 일이다. 지인들과 인사동에서 뒤풀이를 하러 간이식당(포장마차)에 들렀다가 혼쭐이 났다. 밤 10시경인데, 인사동 포장마차에는 서너 명의 사람들이 군데군데 진을 치고 있었다. 우리 일행도 주인에게 국수와 우동을 주문했다. 주인의 말투가 좀 다른 느낌이었으나 대수롭지 않게 음식 주문을 마쳤다. 잠시 후 우리 일행은 그 포장마차 주인이 차려온 음식의 맛에 화들짝 놀라고 말았다.한마디로 국수도 아니고, 우동에서도 그간 먹었던 음식 맛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구동성으로
문화칼럼
이지범 고려대장경연구소장
2015.11.20 12:14
-
스스로 일으킨 번뇌로고단하고 괴로운 중생의 삶번뇌 가지 끊고 일심정진 해야“내 등(燈)은 내가 지킨다.” 소백산 자락 어느 사찰의 초하루법회에 함께했다가, 여든을 바라보는 신도회장이 법당 천장을 빼곡히 메운 등을 바라보면서 들려준 이야기다. 불과 20년 전만해도 ‘법당 등’의 개념이 없었을 뿐더러 전기로 등을 켜던 시절이 아니었다. 따라서 초파일이면 법당 마당에 등을 달고 그 안에 초를 꽂아 등을 켰기 때문에 불이 꺼지지 않도록 저마다 자신의 등을 지켰다는 것이다.신도들은 하루 전날 목욕재계하고 사찰에 와서 다음날 초파일을 맞았는데
문화칼럼
구미래 불교민속연구소장
2015.11.06 10:39
-
복작복작했던 가을의 情시대변화에 흐릿해져그 시절 그 때 그리워흔히 가을맞이는 풍요롭다고 한다. 아무래도 먹을 것들이 지천이기에 그럴 법도하다. 봄을 시샘하는 것들에 대한 표현도 많지만, 가을을 시샘하는 것은 햇볕일 게다. 절기상으로 가을은 음력 8월 7일 또는 8일에 든다. 가을은 입추(立秋)로부터 시작하지만, 이로부터 약 보름간은 덥고 볕도 매우 강하다. 본격적인 가을 느낌은 더위가 식고 일교차 심해지는 처서(處暑)를 지나서야 온다.가을은 이슬이 풀잎에 맺히는 백로(白露)와 밤이 더 길어지는 추분(秋分)까지 클라이막스에 이르렀다가
문화칼럼
이지범 고려대장경연구소장
2015.10.08 10:40
-
다종교·다문화 시대이웃종교에 열린마음 가지면종교초월해 내적 성찰 도움우리는 현재 다종교 다문화 사회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직 종교를 초월해 평화롭게 함께 하는 분위기가 무르익지 않아 끊임없는 갈등의 연속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종교를 초월해 마음을 열고 함께 하면 각자 자신의 신앙 안에서 얼마든지 자신의 내적 체험을 더욱 깊게 할 수 있기에 이웃종교에 열린 마음을 가진 예수회의 가풍(家風)에 따라 최근 열렸던 ‘원철 스님과 함께 한 2015년 2학기 서강대 개강미사’를 한 사례로 들어 함께 성찰 해보고자 합니
문화칼럼
박영재 서강대 교수 및 선도회 지도법사
2015.09.18 14:31
-
백중서 느낀 다양한 대기설법근기 맞춘 다른 가르침이지만궁극은 결국 하나“합장하시고 마음속으로 영가를 부르며 ‘극락왕생 하세요. 성불 하세요’ 이렇게 염원하십시오.” 주지스님의 말씀에 갑자기 신도들 가운데서 울음이 터져 나왔다. 음력 칠월보름 백중회향의 마지막 시간, 모두 소대에서 활활 타는 불꽃 앞에 서 있던 중이었다. 떠난 분을 향해 49일 동안 기도하고 그리워하던 마음이 그렇게 분출된 것이리라.같은 사찰의 백중 입재와 회향에 참관하면서 조사자의 입장에서도 몇 차례 가슴 뜨거운 순간이 있었다. “지심귀명례 시방삼세 제망찰해 상주일
문화칼럼
구미래 불교민속연구소장
2015.09.04 10:08
-
경전에 나오는 메시지마음가짐에 따라 천지차이상황에 맞게 해석해야 올 여름, 그 무더운 가운데서 드디어 〈관세음보살보문품〉 강의가 끝났다. 그동안 드문드문 1회나 2~3회의 단발적인 〈보문품〉 강의를 한 적은 있었지만 10회에 걸쳐 차분히 〈보문품〉을 읽어가는 강의는 처음이었다.사실 〈보문품〉은 참 쉬워서 강의할 것도 없다. 〈보문품〉의 주제를 한 마디로 말하자면 “급박한 상황에 놓였을 때 무조건 관세음보살님을 생각하고 그 명호를 외쳐라. 그럼 된다!”는 것이다.이런 내용을 조금 더 길게 부연 설명한 것이 불의 난, 물의 난, 도둑의
문화칼럼
이미령 불광불교대학 전임강사, 경전번역가
2015.08.21 09:54
-
수 많은 이들의 안식처 숲자연훼손 경각심 갖고숲 훼방꾼 되지 말자현대인들은 휴가철이면 숲을 많이 동경한다. 이미 동화책을 통해 숲속 이야기를 잘 알고 있다. 월정사 전나무 숲길이나 내소사 숲길, 보덕사 소나무 숲길을 따라 걸으며 자유롭게 힐링(healing)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일상의 한편에서 숲을 만나면 편안하고 좋다고 한다. 그러나 잿빛포도 길을 지키는 한 그루 나무를 보고 숲을 상상하기란 극히 드물다.숲도 살펴보면 한 그루의 나무들이 모인 집합체로 존재한다. 그런데 숲속에서 느끼는 평안함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그것은 나
문화칼럼
이지범 고려대장경연구소장
2015.07.31 09:42
-
좋은 의도 품고 시작해도초라한 결말 이어지기도불교개혁에 지혜 모아야우리는 살아가면서 늘 용두사미(龍頭蛇尾), 즉 시작은 요란한데 끝은 보잘 것 없이 흐지부지되는 일들을 끊임없이 접하며 살아갑니다.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누구를 비난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용두사미가 되지 말자는 뜻에서 사례들을 들어 함께 성찰을 해보고자 합니다.서울숲 무명지(無名池) 황폐화먼저 저는 지난 2014년 여름, 성동구가 ‘서울, 꽃으로 피다’ 캠페인 일환으로 서울숲 진입로 공지에 ‘무명지(無名池)’라는 연못을 조성하고 무안 백련지와 양평 세미원에서 연꽃 145
문화칼럼
박영재 서강대 교수 및 선도회 지도법사
2015.07.17 10:08
-
삶 속 동화같은 감동이기심 없는 계산법모든 이 마음 녹이는 善 지극한 선(善)에는 당할 자가 없다. 방긋방긋 꽃 같은 아기의 웃음에 근엄한 어르신의 표정이 한순간에 허물어지고, ‘삐뚤어질 테다’를 외치던 중2도 주인무덤을 떠나지 못하는 강아지를 보며 텔레비전 앞에서 눈물을 훔친다. 우리를 무장해제 시키는 존재들에게서 모든 생명에 깃든 불성(佛性)을 엿보게 된다. 근엄한 표정이 무너진 어르신과 눈물을 훔치는 녀석에게서, 또한 우리들 안에 있는 지극한 선을 만난다.얼마 전 베트남 중부지방을 다녀왔다. 그곳의 1번 국도는 남으로 호치민과
문화칼럼
구미래 불교민속연구소장
2015.07.03 10:23
-
메르스 감추려 한 정부연기적 이치 망각삶의 방식 교훈 남겨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때문에 불안하다. 하루하루 사망자 소식이 들려온다. 그런데 그들은 이미 병을 앓고 있는 고령자요, 웬만한 체력을 가진 사람은 메르스에 걸렸다 쳐도 감기처럼 앓고 나면 그뿐이니 그리 불안해할 것 없단다. 겁먹지 말라며 대통령은 동대문 시장에 나가서 쇼핑도 해보였다.딴은, 그것도 맞는 말 같다. 현재 메르스로 인한 사망자 숫자는 우리나라 총인구수에서 볼 때 그야말로 새 발의 피다. 확진자로 판명나기 전에 세상을 활보한 사람이 숱하게 많건만 그래도 건재한
문화칼럼
이미령 불광불교대학 전임강사, 경전번역가
2015.06.23 09:44
-
기원대회 평가 엇갈려연등회 주목받지 못했고내실 부족 아쉬움 남아
문화칼럼
이지범 고려대장경연구소장
2015.06.05 10:35
-
성찰의 길 수없이 다양나에게 맞는 방법 찾아인생관 확립 나서자
문화칼럼
박영재 서강대 교수 및 선도회 지도법사
2015.05.19 09:51
-
다종교 사회 종교적 갈등장례방식에서 더 두드러져‘사람 위한 종교’ 초첨 맞춰야
문화칼럼
구미래 불교민속연구소장
2015.05.04 10:32
-
세월호 잊으라는 이들부처님의 ‘悲’ 되새겨묵묵히 함께 해주길
문화칼럼
이미령 불광불교대학 전임강사, 경전번역가
2015.04.17 11:59
-
서울 문화 1번지옛 모습 사라졌지만새로운 가능성 꿈 꿔
문화칼럼
이지범 고려대장경연구소장
2015.04.03 09:41
-
소득에 따른 높은 세율사회 환원으로 낮추면더불어 사는 삶 실현
문화칼럼
박영재 서강대 교수 및 선도회 지도법사
2015.03.20 09:23
-
베풂 가득한 옛 대보름궂은 일 마다 않고 선행현대사회에 번져나가길
문화칼럼
구미래 불교민속연구소장
2015.03.06 10:34
-
목탁소리에 어색해진 박수불교계 행사서 빈번청중 공감 위해 여유 가져야
문화칼럼
이미령 불광불교대학 전임강사, 경전번역가
2015.02.13 10: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