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사경의 맥을 잇는 한국사경연구회가 장정·서각·자수 등 전통과 현대를 융합하는 100여 점의 사경작품을 선보이는 자리를 마련했다.

한국사경연구회(회장 박경빈)는 4월 3일부터 5월 26일까지 지리산 화엄사성보박물관과 보제루 일원에서 ‘사경은 영적 수행이다’를 주제로 ‘제19회 한국사경연구회원전’을 개최한다. 한국사경연구회 명예회장이자 국가무형문화제 제141호인 김경호 사경장 등 53명의 회원이 참여했다.

3일 오후 1시 개막식을 시작으로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는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가르침을 남긴 성인의 말씀을 기록한 종교 경전을 서사한 작품 100여 점을 선보인다. 관람객은 백지·상지·감니 등에 묵서·금니·은니·경면주사·주묵 등으로 작업한 △전통사경 △현대사경 △성경 사경 △서각 등의 작품을 둘러볼 수 있다.

화엄사 주지 덕문 스님은 “봄빛 짙어진 화엄도량에서 1,00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한국전통사경의 맥을 잇는 사경행자들의 장엄한 전시회가 개최되는 것은 부처님의 무량가피가 아닐 수 없다.”면서 “회원들의 신심 깊은 서원으로 그려진 사경수행의 법사리가 전통사경에 관심을 가진 많은 분과 선근인연공덕으로 회향되길 기원한다.”고 축사했다.

김경호 사경장은 격려사를 통해 “현대에 들어 개개인이 믿고 따르는 종교의 성전을 서사하는 종교인이 늘고 있다.”며 “모든 종교의 사경 수행자들이 성인들의 말씀을 서사하면서 사경 정신을 깊이 깨달아 서로를 이해하고 화합하여 사랑과 자비로 충만한 가정과 이웃, 사회와 국가, 모든 인류에 그 덕화가 미치길 기원한다.”고 밝혔다.

한국사경연구회 관계자는 “사경은 경필사가 단순히 경전을 베껴 쓰는 것이 아니라, 경전의 말씀을 마음에 새기고 나아가 일상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수행”이라며 “이번 전시는 한 해 한 해 거듭하며 발전하는 한국사경연구회 경필사들의 정성 가득한 사경 공덕을 함께 회향하는 자리로, 전시에 다녀가는 모든 분이 법사리의 덕화로 평화롭고 행복한 삶을 이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