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삼국의 불교교류의 장인 제23차 한중일 불교우호교류대회가 지난 11월 6~8일 서울 봉은사 일원에서 열렸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대회를 중단한지 4년 만이다. 이번 대회는 ‘인류사회 공생을 위한 불교도의 역할 - 4차 산업시대 불법홍포를 위한 삼국 불교도의 역할’이란 주제로 열렸다. 삼국 불교도들은 지구촌 위기 극복과 인류 공생을 기원하고, 삼국 불교교류 방법을 다각화해 세계평화 및 인류 공동체 구축에 지혜와 힘을 모을 것을 천명했다. 또 ‘붓다의 가르침으로 삶의 패러다임 전환’ 등 4개 항의 공동선언문에 서명하고 적극 실천할 것을 다짐했다. 

한중일 삼국의 불교우호교류는 1995년 북경회의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30년 가까이 이어져 오고 있다. 교류의 근간은 삼국의 ‘황금유대’다. 23차 대회까지 진행하며 불교를 통한 동아시아의 평화 정착과 인류가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데 일조했다. 특히 시대의 흐름에 맞는 주제를 선정해 국제학술강연회를 진행, 불교의 미래 비전을 모색하고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등 긍정적 역할을 하고 있지만, 교류대회의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환영만찬·세계평화기원법회·국제학술강연회·공동선언문 발표·회향만찬으로 구성된 주요 프로그램의 큰 틀에서의 변화는 차치하고, 세부적인 변화는 필요하다. 가령 세계평화기원법회에서 행하는 삼국의 불교의례 등 각국의 불교문화를 공유한다거나, 주제 선정은 흠잡을 데가 없지만, 발표와 토론은 형식에 그치는 국제학술강연회의 변화도 필요하다. 고인 물은 썩게 마련이다. 지난 대회를 되돌아보고 점검해 삼국 불교교류에 새 물결이 일렁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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