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자 여러분! 추위는 잘 이겨내고 계십니까? 그런데 추운 겨울이면 어김없이 “자식들 집을 전전하며 구박을 받던 노모가 길을 잃고 헤매다, 주민들의 신고로 결국 당국의 보호를 받게 되었다. 그러나 그 노모는 끝까지 자식의 신분을 감추면서 ‘내가 길을 잃은 것이지 아들딸이 나를 버린 것은 아니다’며 자식이 욕을 얻어 들을까 걱정을 해 보는 사람들의 눈시울을 뜨겁게 했다”는 뉴스를 자주 접하게 되어 마음이 우울해집니다.

부동산 값이 오르는 곳마다, “재산을 빨리 물려달라”고 떼를 쓰는 자식들이 넘쳐나지만 이제는 부모들도 “재산을 미리 넘겨주고 버림받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한다”는 소리가 커져간다고 합니다.

옛날 사위성에 살던 나이 많은 어떤 바라문에게 아들 넷이 있었는데, 이들이 결혼할 때마다 많은 재산을 나누어주다 보니 결국 전 재산이 반으로 줄게 되었습니다. 아내까지 세상을 떠나자 아들 네 명이 돌아가며 아버지를 모시게 되었는데, 처음에는 모두 아버지를 잘 모시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네 아들이 모여서 아버지에게 “아버님, 여생을 잘 모셔드릴 테니, 아무 걱정 마시고 나머지 재산도 골고루 나누어 주세요. 아버님께서 그 재산을 가지고 계신들 쓸모가 없잖아요”라고 말했습니다. 이 바라문은 아들들의 말을 믿고, 자기 수중에는 단 한 푼도 남기지 않고 나머지 재산을 모두 자식들에게 나누어 주었습니다.

세월이 흘러가면서 재산을 모두 물려받자 아들들의 태도가 확 바뀌었습니다. 처음 아버지를 모시던 맏아들 집에서는 “아버님께서 우리에게 특별히 더 많은 유산을 물려주신 것도 아니잖아요. 그런데 왜 다른 아들에게는 가지 않으세요?”라며 구박하였습니다. 할 수 없이 둘째, 셋째와 막내아들 집으로 옮겨갔지만 가는 곳마다 아들과 며느리가 첫째 아들네와 똑같이 구박을 하였습니다.

결국 어느 한곳에도 편히 머물 수 없게 된 그 바라문은 동냥 그릇을 들고 길거리에 나와 구걸을 해서 살아갈 수밖에 없는 기막힌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어느 날 탁발을 다니시던 부처님이 이 브라만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부처님은 그 불쌍한 바라문 노인을 데리고 기원정사로 가셔서 자초지종 이야기를 들어 주셨습니다.

사연을 다 들으신 부처님은 그 바라문 노인에게 게송을 일러주며 길거리에 나가 큰 소리로 외우라고 하셨습니다. 이 바라문은 길거리로 나가 부처님이 일러준 대로 게송을 큰 소리로 외웠습니다.

“아, 그들이 태어나기를 얼마나 간절히 원했던가? 그들이 태어났을 때 얼마나 기뻐했던가? 그런데도 아들놈들은 나를 멀리하기를 개, 돼지보다 심하게 하는구나! 아, 저놈들은 온갖 거짓말로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빼앗아 가버렸으니, 사람의 탈을 쓴 귀신들이네. 실컷 부려먹던 말이 늙어 쓸모없게 되면 여물도 주지 않는 주인처럼 이 늙은 애비를 내쫓아 이 집 저 집 문전걸식을 하게 하는구나. 아, 차라리 이 지팡이가 네 아들놈보다 낫구나. 사나운 개가 덤벼들면 쫓을 수 있고, 어두컴컴한 길을 갈 수 있게 길을 인도해주며, 도랑을 건너갈 때 얕은 곳과 높은 곳을 알려 주고, 길을 가다 넘어지면 지탱해서 일어나게 해주지 않는가. 내가 의지할 곳은 오직 이 지팡이뿐이네.”

이 노인이 이처럼 처량하게 게송을 외우는 소리를 길을 가던 사람들이 듣고서는 모두 화가 나서 노인의 아들들을 찾아내 야단을 쳤고, 어떤 사람들은 “너희 같은 놈들은 차라리 죽는 게 낫다”면서 윽박지르기까지 하였습니다. 하지만 자식들에게 버림받았던 늙은 바라문은 그래도 자식 사랑하는 마음에서 “제발 내 아이들을 해치지 마시오”라며 달랬습니다.

이런 소동을 겪고 난 뒤에야 바라문의 네 아들은 많은 사람들 앞에서 “다시는 이런 일 없이, 아버님을 잘 모시겠다”고 약속하고, 아버지 앞에 무릎을 꿇고 엎드려 용서를 빌었습니다. 잘못을 뉘우친 아들들은 그 뒤로 아버님을 정성껏 모시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부처님을 찾아뵙고 그동안의 잘못을 참회하자 부처님께서 “포수에게 잡혀 우리에 갇히게 된 코끼리도 오직 부모를 그리면서 아무것도 먹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해주시며 “짐승도 이처럼 부모를 끔찍하게 생각하는데, 사람이 어찌 늙은 아버지를 학대하고 길거리로 내쫓을 수 있느냐?”고 훈계하셨습니다.

얼마 전 광주광역시에서는 “어릴 때 목줄이 채워있는 상태에서 버려진 뒤 성장하면서 목줄이 목을 파고들어 과다출혈과 식도가 보일 정도의 상처로 심각한 상황에 처한 어미개가, 목줄 때문에 살이 썩어 가는데도 낙엽을 긁어다 보금자리를 꾸미고 혼신을 다하여 새끼 5마리를 키워오다가 구조되었다. 어미의 지극정성 덕분에 강아지들은 건강하다”는 뉴스가 전해져 우리를 감동시킨 적이 있습니다.

부모의 자식 사랑이란 이런 것입니다. 앞으로는 더 이상 자식들에게 버림받은 노부모의 사연을 듣지 않게 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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