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태종이 18일 제122회 신축년 재가불자 한 달 동안거를 회향한데 이어 일주일 후인 114일에는 총본산 구인사 삼보당에서 신축년 승려안거 결제식을 봉행했다. 구인사와 전국 말사에서 행해진 재가불자의 한 달 동안거 때 신도들의 수행을 지도하는 한편 묵묵히 물심양면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천태종 스님들이 수행자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 55일간 견성성불을 목표로 용맹정진에 들어간 것이다. 2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19로 인해 사회 전반이 경직돼있는 가운데에도 천태종의 출·재가들이 흔들림 없이 불제자(佛弟子) 본연의 임무라고 할 수 있는 수행에 매진하는 모습은 불교계를 넘어 사회 전반에 귀감이 되기에 충분하다.

안거는 석가모니 부처님 재세 시부터 이어져 온 불교 고유의 수행법이다. 우기(雨期)에 유행(遊行)하다가 수행자가 사고를 당하는 걸 미연에 방지하고, 본의 아니게 초목과 벌레를 다치게 하는 걸 막기 위해 시행된 제도이다. 이밖에도 안거에는 집중수행을 통해 수행의 경지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기회로 삼으려는 의도가 깃들어 있다. 출가자는 물론이고 재가자까지 일 년에 약 두 달간의 안거를 실시해 집중수행하는 천태종의 안거문화는 수행에 밤낮이 따로 없고, 결제와 해제의 구분이 없다는 옛 선풍을 오롯이 느끼게 해준다.

올곧은 수행은 개인의 깨달음을 완성해 가는 길임과 동시에 사회를 밝히는 등불이기도 하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내려진 각종 규제는 불만으로 쌓이고, 40일 앞으로 다가온 대선 정국은 혼란을 부채질하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불제자들이 수행의 등불을 환히 밝혀 사회의 중심을 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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