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9일까지 온라인으로 추모의식 진행

2013년 5월 2일 방한 기념으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틱 낫한 스님이 온화한 미소를 짓고 있다. <금강신문 자료사진>

베트남 출신의 세계적인 불교지도자로 추앙받는 틱낫한(Thich Nhat Hanh) 스님이 1월 22일 자신이 출가한 베트남의 한 사원에서 입적했다. 법랍 80년, 세수 95세.

틱낫한 스님이 건립한 프랑스 소재 플럼빌리지는 1월 22일 홈페이지에 게재한 글을 통해 “오늘 아침, 틱낫한 선사가 베트남 후에(Hue)의 뜨 히우(Tu Hieu) 사원에서 95세의 나이로 평화롭게 세상을 떠났다.”라고 밝혔다.

또 “타이(Thay, 제자들이 틱낫한 스님을 부르는 ‘스승’이라는 의미의 호칭)의 평화, 부드러운 동정심, 밝은 지혜는 수백만 명의 삶에 영향을 미친 가장 뛰어난 스승이었다.”며 “이제 마음챙김 호흡과 걷기로 돌아가서 사랑하는 스승님께 드릴 평화·연민·감사의 에너지를 생성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틱낫한 스님은 한국에도 여러 차례 방문해 평화 메시지를 전하고, 명상 수행을 지도하기도 했다. 스님의 마지막 한국 방문은 2013년이었다. 5월 2일부터 14일까지 한국에 머문 스님은 강원도 월정사·중앙승가대·부산 범어사·국제선센터·잠실 실내체육관 등에서 명상 프로그램과 대중강연을 펼쳤다.

5월 2일 방한 기념 기자회견에서 틱낫한 스님은 남북 분단 상황과 한국 불교계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스님은 당시 “남북한 갈등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남한이 먼저 무언가를 해야 한다. 깊은 경청과 자애로운 말을 통해 다른 사람의 고통을 이해하면 치유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스님은 또 “젊은이들은 스님의 길을 가려하지 않고, 정신적으로 힘들 때 스님이 아닌 정신과의사와 심리치료사를 찾는다. 불교수행방식과 가르침이 젊은이들에게 더 이상 매력을 주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 뒤 “다른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새로운 이론을 발견하듯이 불교계도 치유와 변화를 가져오는 수행방식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스님이 입적한 도량인 베트남  뜨 히우 사원과 프랑스 소재 플럼빌리지는 1월 22일부터 29일까지 8일간 온라인으로 스님을 추모하는 공동추모의식을 진행한다.

* 틱낫한 스님 행장

틱낫한 스님은 1926년 베트남 중부지역에서 태어났다. 16세에 후에 뜨 히우 사원에서 출가한 후, 베트남 불교의 혁신을 위해 적극 활동했다. 베트남에서 자전거를 탄 최초의 스님 6인 중 한 명이다. 스님은 1966년 5월 뜨 히우 사원에서 찬탓(Chan That) 선사로부터 법등(lamp transmission)을 전수 받았다.

1960년대 초반 베트남 내 전쟁 반대하는 활동을 펼쳤고, 이로 인해 베트남에서 추방당하기도 했다. 이후 39년 간 망명생활을 하면서도 반전 활동을 멈추지 않았다. 1967년에는 마틴 루터 킹 목사가 틱낫한 스님을 노벨 평화상 후보자로 지명하기도 했다.

1970년 대 초 프랑스 파리 소르본대학에서 불교를 가르치고 연구했던 스님은 1982년 프랑스 남서부에 플럼빌리지(자두마을)를 세웠다. 플럼빌리지는 현재 서구에서 가장 활동적인 불교 수도원으로 성장했다. 틱낫한 스님은 플럼빌리지를 기반으로 ‘다섯 가지 마음챙김 훈련’을 지도하며, 수많은 후학을 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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