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양 길벗에 대한 불교적 성찰
박영재 엮음/마음살림/18,000원

‘길을 함께 가는 동무(벗, 친구)’ 또는 ‘같은 길을 가는 사람’을 ‘길벗’이라고 한다. 불교에서 함께 공부하고 수행하는 이를 일컫는 ‘도반(道伴)’과 유사한 표현이다. 엄밀하게 따지면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벗 또는 친구’의 의미로 통용된다.

과거와 현재, 동양과 서양, 종교를 넘어 고승·학자·문인 등 수많은 길벗들이 있었기에 ‘오늘의 우리’가 존재한다. 그들로부터 알게 모르게 도움을 받았기에 ‘오늘의 우리’가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물리학자가 불교적 관점에서 길벗들을 통찰한 글을 모아 책으로 펴냈다.

(사)선도성찰나눔실천회(선도회) 지도법사인 저자는 1부 지구촌 길벗들(한국의 길벗, 동양의 길벗, 서양의 길벗), 2부 희유한 인연의 길벗들(선도회의 은인들, 법사, 선도회 회원 및 지인), 3부 십우도(십우도의 제창, 통보불이의 삶) 등 총 3부로 구성했다.

1부에서는 지구촌 곳곳에 편재(遍在)해 있으며 시대와 종교를 초월해 상보(相補)적인 관계에 있는 한국과 동·서양 길벗들의 일화를 소개하며 폭넓게 성찰했다. 한국의 길벗으로는 단군왕검을 비롯해 신라 원효·원광 스님, 고려 강감찬 장군, 조선 이항복·이덕무·정약용·김삿갓, 근·현대 만암·서암 스님, 천달법사(서명원 신부) 등과 관련한 일화를 소개했다. 동양의 길벗으로는 중국 천태지자·현각·주굉 스님, 공자, 소동파, 일본 반규·자운 선사 등을, 서양의 길벗으로는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소크라테스, 〈탈무드〉·〈성경〉 속 길벗 이야기를 소개했다.

2부에선 종교를 초월해 선도회의 숨은 은인들, 선도회 법사들과 회원 및 지인들의 생생한 인연담 등 오늘을 살고 있는 현대인들의 길벗 이야기가 담겼다. 3부에는 종달 이희익 선사가 1972년 월간 〈불교사상〉에 연재한 글을 바탕으로 저술한 〈깨달음에 이르는 열 가지 단계 - 십우도〉를 통해 제창한 ‘통보불이(洞布不二), 통찰과 나눔이 둘이 아닌’의 가르침을 새겼다. 저자는 격월간 〈금강〉 2020년 연재물 ‘나의 스승 나의 은사’ ‘종달 이희익’ 편에 게재한 내용을 바탕으로 저자가 언론에 기고했던 글과 관련 자료들을 함께 엮었다.

저자는 “우리는 알게 모르게 수많은 존재의 도움을 받으며 살고 있다. ‘오늘의 우리’를 있게 해주신 수많은 길벗들에 감사를 드려야 한다.”며 “지금까지 길벗들과 어떤 나눔의 삶을 살았는지, 이웃의 고마움에 보답할 수 있는 일을 구체적으로 살펴 최소한 한 가지라도 몸소 실천해 보면 좋겠다.”고 권했다.

저작권자 © 금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