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민족 고유의 명절 추석을 맞이하여 소외계층을 위한 명절 맞이 행사가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소외계층을 위한 민속행사를 계획 중이며, 일부 기업 및 종교단체에선 사회복지시설을 방문하여 송편 만들기 등의 다양한 민속행사를 통해 소외된 이웃들을 위로하고 함께 나누는 풍성한 한가위를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사회복지시설에서의 나눔에 대한 체감온도는 매우 낮은 편이며 특히 대선과 장기적인 경기침체로 인해 지역사회에서의 소외계층을 위한 나눔 활동은 예전에 비해 매우 저조한 편이다. 심각한 경기불황속에 찾아온 추석명절, 사회의 무관심 속에 소외된 이웃들의 현실은 더욱 어렵기만 하다.

예로부터 우리 국민은 민생의 어려움을 두레, 품앗이 등을 통해서 어려움에 처할수록 고통을 함께 나누는 나눔의 복지를 실천해 왔으며, 이러한 우리민족의 역사의 흐름과 함께 중생구제의 사상을 기반으로 한 불교는 사회적 약자나 소외계층에 대한 구호활동을 펼쳐왔다.

종교와 사회복지는 상당히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으며 종교의 사회적 기능은 사회통합과 사회적 연대감, 사회적 응집에 기여하고 있다. 종교 교리는 여러 사회복지활동을 위한 근거를 확립해주었고 또한 여러 사회에서 사회정책의 이념을 제공해 주기도 하였다. 종교 사회복지는 자선이나 이타주의의 실천을 통해 사회복지에 영향을 미치며 발전해 왔는데 불교의 자비(慈悲), 기독교의 박애(博愛), 유교의 인(仁), 이슬람의 선행(Khairat)등이 사회복지의 가치관이나 동기부여의 기능으로 작용해왔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자비(慈悲)와 보시(布施), 복전(福田), 보은(報恩) 사상으로 198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불교사회복지는 50여개의 사회복지법인에서 400여개의 시설을 운영하고 있으며 일반사회복지가 법과 제도적 장치 안에서 해결할 수 없는 개인과 사회의 본질적 문제들을 불교의 복지적 가치 및 실천을 통해 해결하려고 노력해 왔다.

이제는 불교의 기본사상인 보살의 이타행(利他行)으로서 자비(慈悲)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기며 우리 주변의 소외된 이웃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이다. 글로벌시대에 우리나라에서 명절을 맞이하는 소외계층에 대한 관심은 비단 소외된 노인, 아동, 장애인 등만이 아니다. 쪽방거주민, 이주노동자, 탈북주민, 코시안 등 한민족 공동체 구성원으로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다양한 취약계층에 대한 사회복지 정책 수립 및 실천 방안을 모색해야 할 때이다.

공공복지로서의 국가는 사회복지에 대한 비젼을 제시하고 복지예산을 확대하여 사회복지 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전문적인 사회복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복지에 대한 책임을 다 할 수 있는 사회보장 정책을 수립하여 저소득층과 취약계층을 위한 탈빈곤정책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민간복지로서의 종교사회복지의 기능과 역할 정립을 통해 서로 돕고 사는 공동체의식을 실현해야 한다. 우선 사회복지 참여에 필요한 자원을 동원할 수 있도록 기존 종교계 내의 재원 및 예산 확보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강화하고, 지역사회의 욕구에 근거한 전문적인 서비스 전달체계를 구축하고, 지역사회 단체들과의 연계를 강화해 가야 한다. 또한 기관의 전문성 제고를 위해 전문인력을 채용하고 체계적인 교육과 훈련을 실시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사회구성원으로서의 불자들은 상호부조 정신을 바탕으로 자원봉사활동 및 사회문제 예방과 해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할 것이다.

/ 신재원 서울광진노인종합복지관 복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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