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절 기념행사서 “우리 후손들 잘 살아 주길”

▲3.1운동 최고령 생존자 유정 스님(세납 104세)“우리 땅 뺏기지 말고 후손들이 잘 살아줬으면 하는 게 작은 바람이야.”

3.1운동 최고령 생존자 유정 스님(세납 104세)은 3월 1일 낮 12시 탑골공원에서 대각사, 한민족운동단체연합, 대종교가 공동주관한 ‘제88주년 3.1절기념민족공동행사'에 참가해 오늘을 살아가는 젊은이들에 대한 작은 발원을 이같이 밝혔다.

“나라 잃은 슬픔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당해보지 않으면 몰라. 죽어가면서 옥살이 하면서 나라 살리려고 했던 사람들은 모두 다 죽었고, 꾀부린 사람들만 살아 남았어.” 라고 안타까워한 스님은 “지금도 '일본' 소리만 들으면 온 몸에 소름이 돋을 정도인데 요즘 친구들은 나라 잃은 슬픔을 잘 모른다.”고 젊은이들에게 일침을 놓았다.

유정 스님은 또 “일본 사람들 횡포가 말도 못했지. 순사들이 우리한테 장총을 겨누더니 막 쐈어. 죽어나간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었어. 애 어른 할 것 없이 죄다 쏴 죽였어.”라고 당시를 회고하면서 “그 때 독립운동 했던 사람들은 다들 힘들게 살다 갔어. 백성들도 고쳐야 할 것이 많아. 세상이 못 됐다고 욕만 하면서 뒷짐을 지고 있으면 어떡해. 좋은 세상이 오도록 너나 할 것 없이 나서야지.”라고 말했다.

유정 스님은 현재 경기도 양평 용수사 주지 소임을 맡고 있다. 1903년 서울에서 태어난 스님은 집성촌이 있는 천안에서 지내다 유관순 열사가 있었던 아우내장터에서 3.1운동에 참가했다. 1920년대 유학차간 일본에서 첩자로 오인 받아 고문을 받은 뒤 강제출국 당해 산사에서 요양 하던 중 불가에 귀의했다.

이날 행사는 탑골공원 탑돌이, 기념식, 추모공연, 추모행진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유정 스님을 중심으로 열린우리당 김원웅 의원( 유정 스님 오른손을 잡고있음)등 행사 참가자들이 무대에서 서로 손을 잡고 만세 삼창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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