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천으로 보여주는 교육할 터”


▲서윤길 교수.

“이제까지 학생들에게 들려주는 교육을 했다면, 퇴임 후에는 실천으로 보여주는 교육을 하겠습니다.”

국내 밀교학 박사 1호 서윤길 동국대 교수가 내년 2월 정년퇴임을 앞두고 지속적인 후학 양성의 뜻을 내비쳤다.

서 교수는 “슈바이처를 닮고 싶어 불교학과에 입학했지만 정작 학생들에게 ‘남을 위해 살라'고 ‘들려주는 교육'만 해 왔다”며 “정년퇴임 후에는 ‘보여주는 교육'을 통해 보살행을 실천하고 싶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사람을 사랑하자'를 좌우명으로 삼고 △소년ㆍ소녀 가장 등록금 마련 △수도공고 결식아동 지원 △고아원 결식 아동 돕기 등에 힘써 온 것으로 알려졌다. “30여 년 동안의 재직 기간 동안 22년 보직을 맡았지만 쉰 것은 6개월 뿐”이었다는 서 교수는 “나를 필요로 하는 곳에서는 어디든지 봉사할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후학들이 언제 어디서나 필요한 사람이 되길 바란다는 서윤길 교수는 “교단을 떠나는 안타까움보다 제자들을 모두 거두지 못한 미안함이 더하다”며 “인재들이 불교 연구에 매진할 수 있도록 기반을 닦는 역할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 교수는 “대학 재학 당시 한국불교의 토착화 과정부터 조선조에 이르기까지 한국불교사에 한 축을 담당할 정도로 필수적인 밀교에 대해 관심을 가진 사람이 없었다”며 “밀교를 모르면 한국 불교사상사의 한 면을 놓친다는 생각에 밀교 연구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퇴임 후에는 참선과 기도에도 관심을 기울이겠다”며 불교 수행법 연구 계획을 밝혔다.

30여 년 간 불교학계에서 교편을 잡아온 그는 “한국 불교학계에서 세계적인 불교학자를 배출하기 위해서는 대학에서 산스크리트어나 팔리어 등 기반 연구와 학제 간 연구를 통한 응용불교학 등 내실있는 커리큘럼이 확보돼야 한다”고 밝혔다. 또 사회에서의 불교 인재의 채용 기회 확대를 강조하고 “불교 학자들 역시 외국어 실력을 갖춰 달라”고 당부했다.

서 교수는 이에 앞서 지난 11월 10일 그의 연구 성과를 집약한 ≪한국불교사상≫과 ≪한국밀교사상사≫를 펴낸 바 있다. 그는  1600년 한국불교의 역사 개관과 선, 천태, 미륵, 정토 등 다양한 불교사상을 ≪한국불교사상≫에, 신라의 사리탑 신앙을 비롯해 도선의 비보사상, 고려ㆍ조선조의 제석신앙, 인왕신앙 등 묵직한 연구는 ≪한국밀교사상사≫에 담았다.

서윤길 교수는 동국대 학생처장, 중앙도서관장, 관리처장, 사회교육원장 등을 역임했으며, ≪고려밀교사상사 연구≫, ≪한국밀교사상사 연구≫, ≪불교학개론≫ 등을 저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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