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천태중앙박물관‘무량생명과 사리장엄’ 특별전【3월 26일까지, 한국ㆍ중국ㆍ티베트 유물 60여
6년을 사귀어 온 사람의 아버지가 완강하게 결혼을 반대한다. 그 반대하는 심정이야 백번 이해가 된다. 철학과를 졸업했단다. 당연히 취직 힘들겠지. 거기다 4남매의 장남이란다. 무남독녀 외동딸을 주고 싶겠는가? 나 같아도 당연히 결사반대다.그런 와중에 동해안 겨울 여행을 하게 되었고, 아는 스님이 힘써 주셔서 낙산사 홍련암에서 하루를 자게 되었다. 알아주는 관음기도 도량인 홍련암! 정말 열심히 염불기도를 올렸다. 다음날 주변을 돌다 보니 마침 해수관음상이 완공 직전이라, 마지막 손질을 위한 사다리와 목조 시설이 보살상에 걸쳐 있었다.
기도가 생활이었던 어린 시절나의 어릴 적 우리 집에는 작은 불단이 있었다. 일제 강점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는데 조각이 화려한 장롱 한 칸 정도의 크기였다. 부모님이 이곳에 촛불과 향을 켜고, 매일 독경과 기도를 하는 모습을 보아왔다. 이렇게 향냄새와 독경 소리는 자연스레 나에게 훈습되어 왔다.성년이 되어 군종법사 시절 최전방에 근무할 적에 정기적인 법회 외에 내가 첫 번째로 선택한 것은 백일기도였다. 소위 사분정근(四分精勤)으로 새벽예불 기도와 사시(巳時) 기도 그리고 오후 2시 기도, 저녁 예불 기도 등 하루 4번에 걸친 기도
불교라는 종교는 깨달은 분의 가르침인 동시에, 모든 중생을 깨닫도록 하여 밝고 행복한 삶으로 인도해주는 가르침이다.때문에 깨닫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번뇌를 제거해서 마음을 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무수한 번뇌로 말미암아 미혹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중생이 수행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그리고 부처님이 가르쳐 주신 수행방법이 다양하기는 하지만, 모든 수행은 번뇌를 제거해서 마음을 정화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수행을 하는 데에는 마음이 하나의 경계에 집중통일[心一境性]되도록 하는 삼매(三昧)에 들게 하는 것이 중요
제가 종달(宗達) 이희익 선사님 문하에서 간화선 수행을 이어가며 온몸으로 체득한 것은 바로 날마다 일상 속에서 ‘상속(相續)’, 즉 ‘있는 그 자리에서 매순간 하고자 하는 일과 하나 되기’였는데, 보다 구체적으로 선사께서는 이 상속에 대해 늘 다음과 같이 제창(提唱)하셨습니다.“불법(佛法)은 나를 체득하는 것이며 이 체득은 나를 잊는 일을 통해 이루어진다. 나를 잊으면 전 우주가 ‘나’ 아님이 없다. 실제로 우리의 일상생활이 모두 이러하며 자신도 눈치 못 채는 사이에 이렇게 계속되고 있다.자판을 칠 때 자판치는 일과 한 몸이 되었다
한 해 24절기 중 첫 번째 절기인 입춘은 만물의 소생이 시작되는 날이고 만 생명에 새 기운이 움트는 날이다.예로부터 한 해의 평안을 기원하고, 다복을 염원하는 입춘첩을 붙이고, 대문을 활짝 열어삼동의 묵은 먼지를 털어내며 새 봄을 맞는 것이 입춘의 풍속이다.우리 불자들도 새 봄을 맞아 새로운 발심의 ‘화두’ 하나를 마음 문에 붙여야 하지 않을까? 독자들을 위해 마음의 대문에입춘첩처럼 붙일 만한 법구를 선정했다. 이를 일가를 이룬 한국 서예계의 중진 작가들이 일필휘지로 재능기부를 해 주셨다. 一枝花開 天下春(일지화개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한다. 지난해는 다사다난했다. 여름은 역사 이래 가장 무덥고 길었고 가물었고, 경제는 어려웠고, 정치적으로는 나라가 흔들거렸다.그 어지러움은 새해로 이어진다. 올해에는 새 대통령 선거가 치러진다. 우리는 더 얼마나 시끄럽고 어려운 격동을 겪어야 할까. 우리 지도자들 주변에는 탐욕 많은 사람들만 득시글거리는 듯싶다. 자본주의라는 잔인한 정글 속에서 사는 우리 힘없는 서민들은 아득하고 조마조마해진다.누구에게 나라 살림살이를 맡겨야 마음이 편안해질까. 우리는 어디에 의탁을 해야 할까.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중국 천태종의 개조(開祖) 천태 지자(天台智者, 538~597) 대사가 금릉(金陵) 와관사(瓦官寺)에서 처음으로 〈법화현의(法華玄義)〉를 개강한 것은 567년도의 일이다. 올해로부터 꼭 1,450년 전의 불사로서 천태종이 개창된 뜻 깊은 법회이다.그리고 다시 530년이 지난 1097년, 의천 대각국사가 개성 국청사에서 해동천태종을 창종하며 법화삼매를 강설, 백두대간에 법화꽃을 피웠다. 이후 고려불교에서 3대 종단의 하나로 불타의 가르침을 두루 펼치다가, 조선시대에 이르러 불교 탄압의 험난함 속에서 연명하여 오기에 이르렀다.그러나 1
대한불교 천태종 종정 道 勇 크게 깨닫고 능히 자비하며 시절을 따라중생을 교화함이 부처님의 길이라.불법은 세간에 있으니이를 떠나 깨달음을 구하는 것은토끼의 뿔을 구하는 것과 같구나.하루하루를 생의 마지막 날로 생각하여청정한 믿음 흔들림 없이 최선을 다해 살라.이것이 우리가 선택해야 할 최상의 길이니어려움이 있을 때 오히려삶의 의미가 더 깊어지는 법을 알아끝없는 미혹 번뇌의무명 덩어리를 깨어 부수고깨달음의 밝은 광명으로 자성(自性)의 등불을 켜라.내 마음을 먼저 바꾸어야 세상이 바뀌는 법.피나는 기도 정진 없이 내 몸이 바뀌랴.천 길
사찰에서부터 일상생활까지 지구를 살리는 초간단 실천법사람들은 살아가면서 누구나 ‘지구를 지키자.’, ‘환경을 보호하자.’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또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생활 속 실천법을 알고 있다. 하지만 이를 실천하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환경을 지키고, 지구를 살리기 위해 각자가 ‘보살’이 되어보자.지구 온난화로 몸살을 앓는 지구 살리기 나설 때2016년 여름. 대한민국은 기록적인 폭염으로 몸살을 앓았다. 최근 전남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 정지훈 교수 연구팀의 조사결과, 폭염의 원인 중 하나가 지구온난화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한 겹의 생정용국 시인기울어 여린 빛과 매서운 된바람이성기게 들이닥친 이순의 겨울 문턱문풍지 새로 붙이고 들창문도 여며본다함부로 들이대고 빈 말로 꾸려가던어설픈 행전들도 바투 잡아 동여매고또 한 겹 겨운 나이테를 두 손으로 받는다입동이 지났습니다. 이제 겨울 문턱에 다가선 것이지요. 겨울호 청탁에 보낸 작품을 가만히 되읽다 보니 해마다 겨울이 오지만 이순의 문턱에서 맞이하는 올 겨울은 유별난 감회가 많았다는 것을 느낍니다. 예순이라는 나이도 그렇지만 저에게 다가오는 모든 사물과 시간들에게 고맙고 눈
‘모두’를 위한 기도이덕주 시인어머니의 가르침이 떠올려집니다. 몇 년 전 폐렴악화로 돌아가신 어머니는 생전에 , 은 물론 도 그대로 외워 독송하셨지요. 어떻게 그 긴 을 외우시느냐고 여쭈니 30년을 열심히 보다보니 저절로 외워지더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하루 두 번씩, 약 30년을 헤아리니 2만 1천여 번을 독송하신 셈이더군요.아침저녁 예불을 드리며 집에서 어머니가 독송하시던 단정하신 모습이 어렴풋하면서도 선명해집니다. 어머니가 “너희들도 그렇지만 모두가 잘 되었으면 좋겠어.” 말씀하시던 그 ‘모두
시심불심(詩心佛心)윤효 시인최근 서울 어느 초등학교에 시 쓰기 수업을 두 차례 다녀왔습니다. 어린이들과 함께 시는 무엇이고 어떻게 써야 하는지를 먼저 헤아렸습니다. 그리고 보름 후에는 어린 벗들이 쓴 시를 함께 읽었습니다.그 순백의 도화지 위에 무엇부터 어떻게 펼쳐놓아야 할지 도무지 종이 잡히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4층 강당을 향해 걸어 오르며 뜻밖에도 실마리가 풀렸습니다. 계단에 예쁘게 붙여 놓은 세 낱말, “사뿐사뿐”, “차례차례”, “소곤소곤”……. 어린이가 반듯하게 자라기를 바라는 선생님의 마음이 전
불교적 상상력, 내 문학의 어머니안현심 시인불교와 관련된 내 최초의 기억은 어머니의 초파일 행사로부터 시작된다. 초파일이나 정초가 되면 어머니는 쌀과 양초, 미역을 머리에 이고 절을 찾았다. 일에 찌들어 살면서도 그날만은 머리를 감아 빗고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은 후 용담호 부근 오솔길로 사라졌다. 절에 가서는 가족 수대로 촛불을 켜놓고, 건강하게 맡은 바 일을 잘하게 해달라고 부처님께 빌었다.내 촛불은 세상에서 어떤 몫을 담당하게 될까. 촛불을 품은 채 어린아이의 상상력은 고조되어 가기만 했다.독자들은 내 시에서 불교적 색채를 읽어
귤 알의 맛신효순 시인창을 매섭게 흔드는 저녁이 있습니다이런 날에는 바람을 몰고 지나가는 사람이 있는 것 같습니다할머니는 누운 자리에서 일어나귤 하나를 가져오라고 하셨습니다체한 속에는 귤 하나면 시원해진다면서귤을 까셨습니다귤 알 하나는 내 입속에 넣어 주셨습니다달고 시고 말랑한 것이 씹혔습니다시원하다는 말뜻은 달고 시고 말랑하다였습니다할머니는 그렇게 가끔 귤을 찾으셨습니다오래 어떤 사람을 생각하는 것이달고 시고 말랑한 것이 되었을 때입에 귤 알 하나 넣어 주고 싶은 저녁이 올 때체한 듯 누운 자리에서 일어나창을 깨우고 지나가는 매서
물 흐르고 꽃 피듯이문태준 시인올해 제가 마음속에 간직해 거울로 삼았던 가르침은,“고요히 앉아 있는 곳에서는 차를 반쯤 우려냈을 때의 첫향기 같고,오묘하게 움직일 때는 물 흐르고 꽃 피듯이 하네.”라는 말씀이었습니다. 이 말씀은 멈춰 있을 때와 동작할 때 그 마음과 몸을 어떻게 사용하고 유지해야 하는지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아마도 깨끗한 곳에 앉아 담담하게 사유하고, 늦가을 날의 풀이 더 자라나는 것을 바라지 않듯이, 욕망의 격렬함을 버리고 맞춰 따르라는 제언일 것입니다.그러나 저는 덤불처럼 엉클어져 또 한 해를 산 것만 같습니다.
밥 한 사발의 법문김추인 시인누가 굴렁쇠를 굴리고 있다우리가 여러 생을 돌아일천 강을 건너오기까지바다가 일만 지평을 걸어다시 바다로 펄럭이기까지그의 물 한 사발초록으로꽃으로구름잿불로어미의 노래를 지나풋 넋들의 불을 지나끈끈한 땀 한 사발의 노래가다시 한 사발 밥으로 담기기까지누가 밥을 짓고 있다구름의 생 하루치를 철부덕 싸지르면뭇 산 것들의 밥잔치,잘 눈 똥 한 무더기의 야단법석이다누런 밥 한 사발에처얼 철 일천 생이 피어난다옴 아리야 승하 사바하(3번)! * * 누군가로부터 은혜를 입었을 때의 진언
12월 생각공광규 시인탯줄을 염주처럼 걸치고 나왔다는 내가올해는 스님한테 어처구니없는 욕을 먹고아내와 아이들을 두고 많이 싸웠다참을 수 없는 욕망을 쫓아다니느라몰골이 말이 아니다내년에도 욕을 더 먹고아내에게 아이들에게 더 져야겠다세상에 많이 져야겠다그러다가 아무 바라는 것이 없이과수원이 딸린 카페를 찾아가사과나무꽃 피는 저녁에서부터 별이 빛나는 밤까지시를 읽어야겠다별밭 아래 오래 서서사라지는 별똥별을 마냥 바라보며별똥별을 주우러 갔다가 돌아오지 않은 친구를 생각하겠다달을 타고 하늘을 건너간 부모님께뒤늦은 효도를 생각해야겠다그러다가
또 한 해가 저물고 있다. 새로운 원력과 기대로 시작했던 2016년은 이제 돌아오지 않는다. 지난 한 해도 많은 일이 있었고 지금도 그 많은 일은 진행 중이다. 일이 없으면 그곳이 어찌 중생계이겠는가? 한 해를 보내는 마음은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시인들은 어떤 마음일까? 시대의 감수성을 대표하는 시인들의 세밑단상을 읽으며 주변을 정리해보자.
‘한중일의 천년법맥을 이어가자’제19차 한중일 불교우호교류회의 중국대회 한중일 3국 불교도들이 한 자리에 모여 세계 평화와 인류의 안녕을 기원하고, 불교문화를 교류하는 ‘한중일불교우호교류회의 중국대회’가 ‘천년을 이어온 법맥을 이어가자’를 주제로 10월 11일부터 15일까지 중국 절강성 영파시(寧波市, 닝보시)에서 성황리에 열렸다.교류회의는 10월 11일 오후 6시 30분 판퍼시픽 호텔에서 열린 환영만찬으로 시작됐다. 환영만찬에는 한국 측 단장 자승 스님(조계종 총무원장)과 종단협 수석부회장 춘광 스님(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