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에 입문한 지 얼마 안되는 불자나 20년 동안 사찰에 다닌 불자나 불교에 대해 모르는 것은 다를 것이 하나도 없다. 다만 오래된 불자가 한 가지 잘 하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먹을 것이 어디 있는지 귀신같이 알아서 잘 찾아 먹는다는 것이다.”

  이것은 한 법사님이 우리 불자들이 불교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다는 것을 농담 삼아 하신 말씀이다. 그런데 이 말은 결코 흘려들을 수 있는 말이 아니다. 우리 불자들의 실상을 그대로 말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불자들은 스스로 불교를 공부하는 일부 불자들을 제외하고 대부분 불교교리에 대해 정상적으로 교육 받은 일이 별로 없다. 그저 어깨 너머로 보고 배우며 그 대강을 짐작하면서 신앙생활을 하고 있을 뿐이다.

  처음 절에 나온 사람들은 가르쳐 주는 사람이 없기에 뒤에서 오래된 불자들이 하는 것을 보며 절하는 법도 배우고, 이런 저런 대화 속에서 불교의 대강을 배워가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부처님의 말씀을 본질적으로 이해하는 사람은 거의 없는 형편이다. 그렇다고 신도들이 스님이나 법사들에게 교리에 대해 자기가 궁금한 것을 물어보지도 않는다. 그럴 필요성을 별로 느끼지도 않고 그저 부처님 앞에서 절하고, 공양하고, 재를 지내며 돈독한 신심을 키워가는 것이다.

  불자들이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우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법회에서 스님들이 하는 법문을 통해서 불교 교리를 배우는 것이다. 그런데 법회 현장에서 불교교리를 가르치는 곳은 별로 없다. 왜냐하면 많은 대중들을 대상으로 하다 보니 대중들의 관심을 모을 만한 주제를 정하여 법회를 이끌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결국 새로운 불자들은 별도로 마련한 교육의 장에서 불교를 배울 수밖에 없게 된다. 그런데 이러한 배움의 장을 마련하고 있는 사찰들이 많지 않다는 사실이다. 새로운 불자들에게 교육을 시키는 곳조차도 대부분 불교 교리가 아니라 사찰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고, 어떻게 신앙생활을 해야 하는지를 가르칠 뿐이다.

  그렇다면 이제 불교 교리를 배우고 아는 일은 불자 개인의 노력에 의지할 수밖에 없게 된다. 교리에 관심이 많은 사람은 스승도 없이 이 책 저책 편력하면서 스스로 배워간다. 사찰에서도 이것을 당연한 것처럼 여긴다. 불교는 깨달음의 종교이고, 스스로 수행하여 깨달아야 한다고 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이것은 참으로 잘못된 일이다. 부처님의 법은 근본적으로 스님들에게 배워야 한다. 스님들의 소임이 대중들에게 부처님의 법을 알려주고, 대중들은 그 댓가로 스님들이 수행을 잘 할 수 있도록 뒷바라지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늘의 정보화 사회에서 누구든 관심만 기울이면 스님들에 의지하지 않고도 불교를 공부할 수 있는 길은 열려있다. 다만 스스로 이렇게 공부하는 사람은 극소수이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직도 스님들에 의지하여 불교를 배우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스님들이 불자들을 교육시키지 않는다면 우리 불자들은 불교에 대해 문외한이 될 수밖에 없다. 불자들이 불교를 모르고 잘못된 신앙생활을 한다면 그 책임은 전적으로 자신에게 있는 것이지만, 이러한 잘못을 바로 잡아주지 못하는 스님들의 책임 또한 적지 않다고 보아야 한다.

  우리 불교는 포교를 논하기 이전에 스스로 사찰을 찾아오는 사람들을 불자로 교육시키는 일이 급선무이다. 우리나라에는 아직도 불교에 우호적인 수많은 잠재 불자들이 있다는 것을 생각할 때 사찰마다 불교의 기본을 가르치는 교육시스템이 하루빨리 갖추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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