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각사 무료급식소 인연담은 에세이
원경 스님/담앤북스/15,800원

사랑과 자비를 몸소 실천하는 곳, 온기가 필요한 누군가에게 기꺼이 마음자리를 내어주는 봉사자들, 원각사 무료급식소 운영자인 원경 스님이 급식소를 찾는 어르신들의 모습 속에서 피어나는 가슴 따뜻한 이야기들을 글로 펴냈다.

원경 스님은 2015년 원각사 노인 무료급식소가 운영상 어려움에 처했다는 사실을 알고 ‘출가수행자로서 당연히 배고픈 이에게 밥을 주어 기사구제(飢死救濟) 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일념으로 급식소 운영을 맡았다. <밥 한술, 온기 한술>은 그곳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거울삼아 수행자로서 느끼는 사유들을 소박하고 솔직하게 담아낸 책이다.

책은 총 3부로 구성됐다. 1부 ‘“따뜻할 때 어서 드세요”라는 말’에서 저자는 코로나19 상황에서 원각사 무료급식소를 맡은 과정과 이곳에서 일어난 다양한 풍경을 기록했다. 대중과 함께하는 불교를 위해 현실에서 실천하는 복지 불교의 길을 꾸준히 걸어온 저자에게 급식은 단순히 ‘먹고살기 어려운 어르신들께 하루 한 끼 식사를 무료로 제공한다.’는 의미를 넘어선다. 저자는 밥이 생명 유지를 위한 최소 수단이 아닌 인간적인 삶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바탕임을 강조한다.

2부 ‘심곡 일지’에는 23년 째 심곡암 주지로 지내면서 마주한 일상과 사유를 담았다. 저자가 LA 고려사 주지로 지내던 시절, 사찰을 방문한 법정 스님과 3개월 동안 함께 지냈던 인연담도 실었다. 3부 ‘울리지 않는 종은 종이 아니다’에는 지금까지 살아오며 깨우친 인생의 의미에 대한 글을 모았다. 삶의 어려움과 갈등을 대하는 지혜, 지향해야 할 삶의 태도, 인생에서 진정한 가치는 무엇인지 등을 경험을 바탕으로 진솔하게 녹여냈다.

원경 스님은 “지금 우리의 삶 속에서 언제나 사랑이 함께 할 수 있기를 염원한다.”며 “이 책이 누군가의 빈속을 든든히 채워 주는 따뜻하고 푸짐한 한 상이 된다면 더 바랄 것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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