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호 스님이 풀어낸 〈유마경〉의 진면목
월호 스님/조계종출판사/18,000원

“〈유마경〉은 삼세제불(三世諸佛)의 최상의 깨달음을 설한 경이며, 부처님의 깨달음도 이로부터 생긴다고 일컫는다. 내용이 방대하고 심오해서 이해하기 어려운 〈화엄경〉을 농축시켜 엑기스로 만든 게 바로 〈유마경〉으로, 예로부터 ‘소화엄(小華嚴)’이라 불렀다. 〈유마경〉은 궁극적으로 부처의 행을 수행하는 ‘행불(行佛)’의 실천 교과서라 할 수 있다.”

행불선원장 월호 스님은 11월 29일 오후 2시 서울 조계사 템플스테이 3층 담소에서 개최한 〈월호 스님의 유마경 강설〉 출간 기념 간담회에서 “〈유마경〉에 담긴 지혜를 통해 우리 스스로가 ‘아바타[幻]’임을 깨우치길 바라며, 자신에 대한 애착은 떨쳐내고 타인에게 따듯한 애정을 머금고 살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마경〉은 재가거사 유마힐을 중심인물로 내세워 대승불교의 진수를 강조하는 경전이다. 총 3권 14품으로 구성됐으며, 방편으로 병을 앓는 유마거사가 문병을 온 십대제자와 불보살에게 법을 설하는 방식으로 내용이 전개된다.

책에는 월호 스님이 행불선원과 BBS불교방송 ‘월호 스님의 행불 아카데미’에서 〈유마경〉에 대해 해설한 내용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다. 강의 내용은 행불선원 유튜브ㆍBBS불교방송 홈페이지 등에서 다시 볼 수 있다.

월호 스님은 “〈유마경〉에서는 ‘번뇌를 끊지 않고 열반에 들어간다.’고 말한다. 이는 일체번뇌가 곧 ‘여래의 씨앗’이며, 끊어내야 하는 게 아니라 활용하고 대면하고 관찰해야 하는 도반”이라며 “결국 〈유마경〉은 이른바 ‘위드 병고(病苦)’라는 말이 어울리는 오늘날, 우리가 ‘병고’와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설한 경전”이라고 설명했다.

월호 스님은 또 “요즘이야 말로 ‘중생이 아프니 나도 아프다.’는 유마 거사의 말이 실감나는 시기다. 인류는 운명공동체이며, 인류 대다수가 코로나19에서 벗어나야 비로소 자신도 벗어날 수 있다.”면서 “타인과 나, 인간과 자연이 둘이 아니라는 〈유마경〉의 지혜가 잘 전달돼 모든 생명이 해탈의 길로 나아가기를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쌍계사 고산 스님 문하로 출가한 월호 스님은 쌍계사 승가대학을 졸업하고, 동국대에서 박사학위 취득했다. 동국대 겸임교수ㆍ해인사 승가대학 교수ㆍ쌍계사 승가대학장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행불선원장을 맡고 있다. 저서로 〈당신이 주인공입니다〉ㆍ〈언젠가 이 세상에 없을 당신을 사랑합니다〉ㆍ〈월호 스님의 천수경 강의〉ㆍ〈담마의 노래〉 등 다수가 있다. 

행불선원장 월호 스님이 11월 29일 개최한 〈월호 스님의 유마경 강설〉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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