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살다보면 현실의 장애에 부딪혀 중도에서 꿈을 포기하는 일이 적지 않습니다. 목적하는 바를 놓게 되면 성공하는 삶을 살기 어렵습니다. 성취가 없다는 것은 전심전력의 삶을 살지 않았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정말로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면 현실의 장애를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돌파해 나가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그것이 정진(精進)입니다.

육바라밀의 네 번째 실천덕목이기도 한 정진에는 다섯 종류가 있습니다.

첫째는 피갑정진입니다. 병사가 갑옷을 입고 진지에 들어가 전투를 하되 공포심도 없이 싸우는 것과 같습니다. 보살은 이와 같이 중생을 구제하고 악을 제거하면서 보살행을 펼칩니다.

둘째는 가행정진입니다. 견고하고 용감한 자세로 더욱 근면하고 스스로를 채찍질하여 목적한 과업에 매진하는 노력을 말합니다.

셋째는 무겁약정진입니다. 진리를 구하고 중생과 사회를 위함에 있어 비겁함을 모두 버리고 용감히 정진하는 것을 뜻합니다.

넷째는 무퇴전정진입니다. 진리를 전파하거나 중생을 위하여 봉사할 때 기후조건이 맞지 않거나 도중에 병고가 엄습해도 굴하지 않고 끝까지 참으면서 후퇴하지 않는 뚝심의 정진을 말합니다.

다섯째는 무희족정진입니다. 평소 작은 선행이라 할지라도 소홀히 하지 않으며 실천하고 더욱 큰 선행을 위하여 노력하는 정진을 일컫습니다.

불교에서 말하는 정진이란 단순한 노력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자신을 위한 수행은 물론 이타적인 보살행까지 포함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이러한 일들을 실천함에 있어서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굴복하거나 후퇴하지 않습니다.

실로 부처님은 전생에 이러한 정진력으로 세상 사람을 감복시킨 일이 있습니다.

부처님이 전생에 인욕선인(忍辱仙人)으로 산 속에서 수행을 하고 있을 때 당시 나라를 다스리던 가리왕이 많은 신하와 궁녀들을 거느리고 사냥을 나왔습니다. 가리왕은 잠시 잠이 들었다가 깨어난 후 이상한 광경을 보게 되었습니다. 궁녀들이 어느 수행자에게 꽃을 바치는가 하면 절을 하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순간 질투심에 사로잡힌 가리왕은 수행자를 향해 궁녀들을 유혹했다고 욕설을 퍼부었습니다. 그러나 수행자는 너무도 태연한 얼굴로 말했습니다.

“나는 궁녀들을 조금도 탐낸 일이 없소.”

그러자 가리왕이 칼을 빼어들고 수행자를 내리쳤습니다. 몸에 깊은 상처가 난 수행자에게 다시 말했습니다. “이래도 내 시녀들을 탐냈다고 이실직고하지 않느냐?” 그러나 수행자는 미동도 않고 말했습니다. “나는 지금 인욕계를 실천하고 있는 중입니다.” 그 말을 들은 가리왕은 수행자의 몸을 칼로 찌르면서 물었습니다. “이래도 아프지 않느냐?” “예, 아프지 않습니다.” 가리왕은 급기야 칼로 수행자의 사지를 찢고 뼈를 마디마디 난도질 했습니다. “이래도 내가 원망스럽지 않고 화도 나지 않는단 말이냐?” “내가 이미 있지 않거늘 누가 원망스럽고 무엇이 화가 난단 말입니까?” 수행자는 의연스럽게, 또 태연자약하게 말했습니다.

그때 하늘이 노하여 가리왕에게 돌비[石雨]를 퍼부었습니다. 가리왕은 혼비백산하여 초죽음에 이를 지경이었습니다. 수행자가 그때서야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너는 여자 때문에 애꿎은 내 몸을 갈가리 찢고 토막을 내었으나 나는 조금도 여자를 탐낸 일이 없다. 내가 내세에 불도를 성취하는 날 반드시 지혜의 칼로 너의 극악한 마음을 도려내어 바로 잡아 놓으리라.”

가리왕은 벌벌 떨면서 아무 말도 못했고 살점이 떨어지고 마디마디 잘려나간 수행자의 몸은 어느 새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원상회복되어 있었습니다. 이 수행자가 다름 아닌 부처님의 전생인 인욕선인입니다.

인욕선인은 이 일화에서 다섯 가지 정진을 모두 보여주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부처님의 이러한 전생이야기를 통해 여러분의 꿈을 이루기 위한 끝없는 노력을 펼쳐야 할 것입니다. 처음 마음을 내어 하는 일을 끝까지 해내려는 각오와 의지를 보일 때 아름다운 삶이 펼쳐질 것입니다. 멋지고 행복한 삶은 그래서 만들어집니다.

여러분의 정진을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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