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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칼럼> 삶의 지혜와 평상심
  • 김재권 능인대학원대학교 교수
  • 승인 2021.10.26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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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위해 사는지
꿰뚫어 볼 수 있는
삶의 지혜 필요한 때

올 가을은 유난히 짧은 듯하다. 예전 같으면 한창 단풍놀이를 즐길 행락철인 10월 중순, 벌써 설악산 자락에는 첫눈이 내렸다는 소식이 들린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여러모로 국민들의 마음이 편치 않은 시국에, 가을 날씨마저 우리의 기대를 저버리는 듯해 못내 아쉽다.

요즈음 우리네 일상은 코로나 블루(우울)도 모자라 코로나 레드(분노), 코로나 블랙(좌절)이라는 말까지 신조어로 회자될 정도이다. 그래도 국민들의 코로나 백신 접종률이 상당히 높아지면서 정부당국이 머지않아 위드 코로나 조치, 즉 단계적으로 일상성의 회복을 추진한다니 참으로 다행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인 방역체계가 탄력적으로 다소 완화되면, 코로나에 대한 불안이나 공포 등으로 인해 그동안 자제해왔던 사람들의 만남이나 외부활동도 어느 정도 가능해질 것이다.

하지만 코로나가 전면적으로 종식될 때까지는 항시 위험성이 있기에 방심은 금물이다.

무엇보다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코로나 이전과 같이 마음의 여유를 되찾고 늘 삶의 지혜를 발휘하는 일이다. 이런 점에서 중국 당나라의 선사 마조도일(709~788)이 항상 불제자들에게 강조했던 ‘평상심이 바로 도[平常心是道]’라는 말은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이 말에는 조사선(祖師禪)의 종지를 꿰뚫어 그 핵심을 알기 쉽게 전해주려는 선사의 혜안과 따뜻한 자비심이 서려있는 듯하다.

예로부터 마조선사의 ‘평상심이 도’라는 말은 불가에서 널리 인용되어 설파되고 있다. 이 말은 본래 중생들의 마음의 본바탕은 부처의 성품과 같으니 하루빨리 그 성품을 자각하여, 도를 멀리서 찾지 말고 일상 속에서 깨치라는 가르침이다. 하지만 법문을 듣는 여러 대중들은 ‘평상심’이라는 말을 자기 멋대로 이해하여 의문을 품거나 당혹해하기 일쑤다. 어리석은 범부들은 ‘평상심’을 일상적으로 욕망에 따라 바깥 경계에 좌우되는 일반적인 생각으로 오해하는 것이다.

사실 ‘평상심이 바로 도’라는 말은 <마조어록>에서 자세히 설해지고 있다. 여기서 ‘평상심’이란 ‘분별심을 여읜 마음’, 즉 ‘조작하고 시비를 가려 취사선택하는 인위적인 중생심을 떠난 마음’을 가리킨다. 마조선사가 강조하는 ‘평상심’이라는 말은 바로 범부들의 욕망이나 지식과 경험에 좌우되는 업식(아뢰야식)을 떠나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는 순수한 마음을 말한다.

요컨대 ‘평상심이 도’라는 말은 항상 일상 속에서 내가 어떻게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지를 있는 그대로 꿰뚫어 볼 수 있는 삶의 지혜와 본래 갖추어진 평상심을 회복하여 실천하는 길이 무엇보다 중요한 일임을 새삼 일깨운다. 앞으로 위드 코로나 시대를 맞이하여 점차 평범한 일상을 회복하고, 생활의 활력과 마음에 여유를 찾는 것도 매우 중요한 일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불가의 ‘일체중생 실유불성(一切衆生 悉有佛性)’이라는 말이 시사하듯이, 모든 중생은 여래의 성품을 가졌다는 불가의 말을 되새기며 절대긍정의 자존감을 회복하는 일도 무엇보다 필요하다.

김재권 능인대학원대학교 교수  ggbn@gg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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