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자 막말 국민에 상처
구업 짓는 언행 삼가고
공감·소통으로 이끌어야

요즘 우리 사회는 ‘대통령’을 하나의 스펙이나 복권 추첨 정도로 생각하거나, 어린시절에 하던 슈퍼맨놀이 정도로 아주 가볍게 여기는 듯하다. 예전에는 적어도 ‘저 사람은 대통령감인데.’ 하는 생각이 드는 정치인들이 있었다. 오랫동안 국민의 안녕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부패한 정권과 맞서 싸우며 국민을 지켜주는 역할을 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은 정치를 말로만 한다. 그래서 정치인들의 설화(舌禍)가 계속 우리 사회를 뒤흔든다. ‘그까짓 말 한 마디 잘못했다고 뭐 그리 난리를 치느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정치인의 말은 그냥 말이 아니고 사회적 메시지(Social message)이기에 국민 전체의 삶과 나라의 운명을 좌우한다.

말은 과녁에 화살을 쏘는 것과 같아서 표적에 박히면 빼기도 힘들고 뽑아낸다 해도 흔적이 남는다. 그래서 말은 함부로 내뱉으면 안된다. 특히 표적이 다양한 정치인들의 말 한 마디는 쉽게사회적 파장을 일으킨다. 그 파장 가운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여성 페미니즘에 대한 해석과 장애인 비하 발언이다.

언어는 자아 개념 속에 가치 조건들을 부여하는데 여성과 장애인에 대한 비하 표현은 무의식적인 부인과 왜곡의 방어기제를 발달시키기에 그 말을 들은 사람들은 자기도 모르는 새 그 집단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형성하게 됨으로 정치인들은 사회적 약자에 대해 보다 신중한 태도를 가져야 하는 것이다.

‘하나를 보면 둘을 알 수 있다.’고 사회적인 약자인 여성과 장애인에 대한 수용태도를 보면 인간에 대한 수용태도를 짐작할 수 있다. 해리스는 자아개념이 긍정적이면 타인에 대해 수용적이며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반대로 자아개념이 부정적일수록 타인을 비난하며 배타적인 태도를 취한다고 하였다.

수용은 자신이나 타인을 현 존재(現 存在) 모습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을 말한다. 그래서 수용은 변화, 성장의 가능성, 의사소통, 자존감 발달 등의 효과가 있다. 반대로 비수용은 폐쇄적이고 방어적으로 만들어서 성장과 변화를 차단시키기에 의사소통이 안되는 불통이 된다. 그래서 탁월한 지도자가 되려면 공감 능력을 갖고 진정성있는 수용으로 소통하면서 가시적인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

불교에는 말에 대한 가르침이 유난히 많다. 삼업(三業) 가운데 하나가 구업(口業)인데 그것도 거짓말·이간질·험담·아첨으로 나누어서 조심해야 할 말들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였다. 십악(十惡) 가운데 구업이 가장 많은 것도 그만큼 입으로 짓는 죄가 많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 구업은 탐욕·분노·어리석음의 삼독(三毒)에서 나온다. 최고의 권력을 갖겠다는 욕심, 자신에게 쏟아지는 비난을 다스리지 못하는 분노심 그리고 국민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어리석음이 막말을 뱉어내고 있음을 보게 된다.

국민의 삶을 책임져야할 정치인들이 함부로 말을 쏟아내 잘못된 메시지로 국민을 불쾌하고 불안하게 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또 유권자들은 정치인의 막말에 대해 조금 더 엄격한 기준으로 판단을 해야 한다. 정치인의 말은 사회적 메시지이기에 잘못된 메시지로 우리 사회에 상처를 내거나 배제를 당하는 사람이 생기게 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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