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바이러스의 감염이 재유행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하고 방역지침을 더욱 철저히 지켜달라며 국민들에게 호소하고 나섰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이동과 모임이 제한되다 보니 국민들은 답답하고 고통스런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더욱이 추석 명절을 맞아 고향집을 방문하는 것조차 자제해 달라는 방역당국의 당부는 그 위험상황이 얼마나 큰 지를 보여주는 반증이라 하겠습니다.

코로나19 확산 초기만 하더라도 기온이 올라가는 5월쯤이면 수그러들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습니다. 마스크를 쓴 채 뜨거운 여름을 보냈고, 이제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을 맞아서도 마스크는 우리의 일상이 되었습니다. 이러던 와중에 이웃종교의 일부 교회에서 대면예배(對面禮拜)를 강행하면서 코로나19 감염세가 또 다시 확산하는 상황이 야기됐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또 다른 우려를 샀던 상황이 변종 바이러스의 발견이었습니다. 방역정책은 변종 바이러스의 지속적인 발생으로 일관성을 유지할 수 없었습니다. 방역강도를 높였다 줄였다 함에 따라 확진자의 수도 늘었다 줄었다를 반복하게 되었습니다.

백신을 개발한다고 해도 코로나19의 완벽한 퇴치는 보장할 수 없습니다. 매년 독감 예방 주사를 실시해도 독감환자는 늘 20%대로 발생한다는 게 의학계의 통계입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백신이 개발돼 접종이 이루어진다 해도 코로나 바이러스의 감염은 지속적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입니다. 더욱 심각한 것은 바이러스의 끊임없는 변종입니다. 변종 바이러스는 전 세계 인류를 여전히 힘들게 할 것이고, 이에 따른 화학의약품이 무수히 쏟아져 나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바이러스는 예로부터 인간을 괴롭혀 왔습니다. 단지 괴로움만 안긴 게 아니라 발생 초기엔 무수한 생명을 앗아갔던 두려움의 존재였습니다. 그럴 때마다 이의 퇴치를 위해 개발돼 나온 것이 화학의약품이었습니다. 화학의약품이 놀라운 치유력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반대로 그 후유증도 만만치 않게 나타났습니다.

그렇다고 한다면 최적의 방역수칙은 사회적 거리두기, 비대면(非對面) 등이 효과를 부를 수 있지만 능사(能事)는 아닐 것입니다. 바이러스의 유행에 대응하는 제일의 예방수칙은 평소의 습관적인 위생관리를 비롯해 심신의 안정을 꾀하는 건강한 일상생활에 있습니다. 심신의 안정은 신체의 균형을 유지하는 중요한 요인입니다. 신체의 균형을 건강하게 유지하면 면역력이 강화된다는 게 정설입니다.

생활이 불규칙한 사람일수록 바이러스에 감염될 확률이 높다고 합니다. 무분별한 만남과 육식과 음주로 이어지는 식생활 등은 바이러스 감염 고위험군으로 분류됩니다.

건강한 심신이 자연치유력을 높인다는 말은 ‘마음이 모든 것을 지어낸다.’는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와 맥락을 같이 합니다. 불교에선 마음이 몸은 물론 세상의 모든 것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봅니다. 실제 긍정적인 감정이 면역력을 강화시키고, 높은 자존감이 통증과 불안에 도움을 준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입증되기도 했습니다. 이는 마음의 치유력을 높이는 것이 신체적·정신적 질병을 낫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과 맞닿아 있습니다.

자연치유력을 강조할 때 전문가들은 불교의 ‘발우공양’에 주목하기도 합니다. 발우공양은 명상적 요소가 많아 평정심을 꾀하는 데 주효하다는 것입니다. 즉 맛을 즐기거나 포만감을 느끼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건강한 심신을 유지하려는 의도에서 발우공양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이 발우공양이 자연치유력을 향상시킨다는 의견입니다.

마음을 다스리는 것은 비단 발우공양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부처님 재세 당시 탁발도 마음을 다스리는 한 방편으로 이루어졌습니다. 부처님이 부왕이 있는 카필라왕국에 방문했을 때 탁발을 나가자 이를 본 슛도다나왕이 말했습니다.

“세존이여, 왜 탁발을 나가 우리를 부끄럽게 만듭니까? 내가 세존과 제자들에게 충분한 음식을 공급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까?”

이에 부처님이 대답하셨습니다.

“부왕이여, 탁발은 우리 비구들의 깰 수 없는 규율입니다. 집집마다 적절하게 서서 탁발음식을 받는 비구는 음식을 수용하는데 먼저 마음을 챙겨야 합니다. 부적절한 수단의 음식은 받지도, 구하지도 않으며, 칭찬받을만한 태도로 탁발을 실천합니다. 이러한 태도를 변함없이 실천하여 수행하는 비구는 금생과 내생에 평화롭게 살 것입니다.”

마음을 먼저 챙겨야 하는 탁발에서 병을 얻은 비구는 없었습니다. 과욕을 부리거나 정도를 벗어나지 않으면 신체의 병을 부를 일이 없다는 반증입니다. 이러한 순일한 마음을 지닐 때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여러분을 결코 해치지 못할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이미 오래전에 이러한 가르침을 우리에게 일깨워 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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