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차 세계 불교 포럼 성공대회 불교의 세계적 영향력 커져

중국 불교가 중흥기를 맞고 있다는 사실은 오래전부터 감지돼 왔다.  전국 곳곳에서 문화혁명 당시 파괴되고 폐쇄됐던 사찰들이 속속 복원되고 있고, 사찰을 찾는 불자들이 급속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4월 13일부터 16일 까지 중국 저장성(浙江省) 항저우(杭州)에서 개최된 제 1차 세계불교 포럼은 놀라운 발전을 이룩한 중국불교를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중국이 국가적 차원에서 개최한 이번 대회에 세계 34개국 1000여명의 스님과 불교학자들이 참석하도록 했다는 것도 놀랍지만, 더 놀라운 것은 중국불교의 세계화를 공언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세계 화합은 마음으로부터 시작한다'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포럼에서 중국은 중국불교를 통한 세계 화합을 강조하고 있다.  불교인들이 힘을 모아 세계평화를 위한 불교적 가르침을 제공하자는 것이다. 

부처님의 가르침 속에서 세계 평화를 위한 메시지를 도출해 내고자 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그리고 이러한 일을 위해 세계의 모든 불자들이 힘을 모으는 것 또한 바람직한 일이다.

하지만 그 역할을 중국불교만이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면 이것은 잘못된 일이라 할 수 있다.  이것은 중국을 중심에 두고 주변의 모든 불교인들을 들러리 세우는 일이기 때문이다.

중국은 지난 2004년 ‘제7차 한중일 불교 교류대회'에서 처음 세계불교 포럼의 개최를 제안하였다.  그리고 이 대회를 한중일 삼국이 중심이 되어 공동으로 힘을 모아 개최하자고 약속했다.  하지만 중국은 약속을 어기고 2년여의 철저한 준비 끝에 단독으로 이번 제1차 세계불교 포럼을 개최한 것이다.

어쨌든 이번 제1차 세계불교 포럼은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고, 세계 불교에 미치는 영향 또한 가늠할 수가 없다.  중국불교의 중흥으로 불교의 세계적인 영향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이번 대회를 통해 중국인들의 정신적 지주는 중국의 전통사상인 유교나 도교가 아니라 불교라는 것을 세계인들에게 보여주고자 했다.  그리고 오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중국이 세계의 중심에 서는 의미있는 해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08년까지 불교를 지원하여 중국의 승려를 배가 시키고 불교 신자들을 획기적으로 신장시킬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 때까지 “현재 25만명인 승려를 50만명으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듣다 보면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더 나아가 현재 1억 5000명인 불자를 12억 중국 인구의 3분의 1인 4억명으로 늘리겠다는 것이다.

원래 중국의 인구가 많다고는 하지만 현재 6-7억명으로 추산되는 세계 불자들의 수를 생각해 볼 때 참으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이러한 계획을 국가적으로 추진해 나간다는 것도, 국가가 나서서 불교를 통한 사회통합이나 세계 평화를 추구하는 것도 바람직한 일이라 할 수는 없지만 세계 불교사적인 면에서는 경천동지할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세계 불교의 주축을 이루고 있는 일본 불교와 티벳불교를 중국불교는 이번 세계불교 포럼을 통해 단숨에 뛰어 넘은 느낌이다.  그리고 중국불교의 영향력은 이제 더욱 커질 것이고, 세계불교의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자리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때에 우리 불교는 지금 어떠한 생각을 하고 있을까.  세계 불교의 변방에 계속 머물 것인가, 아니면 세계 불교의 중심이 되고자 발벗고 나서야 할 것인가, 더 이상 오늘의 현실에 안이하게 안주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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