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편향자 공인 자격없이 이번 선거에서 공천 말아야

5.31 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조금씩 선거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각 당은 후보들을 공천하고, 유명 인사들을 영입하는 등 자기당의 승리를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벌써 여러 곳에서 공천 후유증으로 혼탁한 선거가 우려되는 곳도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한 점 부끄러움 없이 지방정부를 이끌 지도자와 의원들을 올바로 선출함으로써 지역민들과 함께 지역 발전을 이끌어 갈 수 있기를 우리는 바라고 있다. 결국 우리가 필요로 하는 사람은 지역민들을 향한 봉사 정신이 투철하고, 불편부당하지 않은 정책을 펼치는 사람이다.

그렇지 않아도 우리는 그동안 너무도 종교편향적인 성향을 드러내는 정치인과 지도자들을 많이 보아왔다. 그 시작은 해방 정국에서 미군들이 취한 기독교 중심의 정책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일들은 오늘에 이르러서도 간단없이 일어나고 있다. 가장 최근에 일어났던 일 중 하나가 서울시장이 ‘수도 서울을 하나님께 봉헌하겠다'고 한 발언이었다. 불교계의 강력한 저항을 불러 왔지만 ‘개인적인 신앙행위일 뿐'이라고 책임을 회피하는 서울시장의 행태는 공인으로서는 부적격자라고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리고 포항시장이 2004년 포항에서 열린 세계 성시화 대회에서 ‘포항시 재정의 1%를 성시화에 쓰겠다'고 한것과 기독교를 믿는 포항 기관장들을 모아 ‘포항 기관장 홀리클럽'활동을 주도한 바 있었다. 이 또한 공인으로서는 해서는 안 될 편향적인 종교 행태였다.

더구나 당시의 이러한 종교편향 행태를 사과도 하지 않고 얼버무리고 넘어갔던 포항시장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경북지사 후보로 나섰고, 불교계의 강력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정당에서 공천을 해주었다니 말문이 막힌다.

이에 대해 포항 불교 사암연합회는 ‘종교편향 정치인에 대한 공천 반대 서명운동'을 펼치고 있다. 이러한 편향적인 정치인들은 공인으로서의 자격이 없기 때문에 공천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불자들의 생각이다. 따라서 정당에서 공천을 하지 말라고 우리의 뜻을 전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도 정당의 공천을 받아 후보로 나선다면 불자들이 한 마음으로 뭉쳐서 그러한 사람이 당선되지 않도록 힘써야 할 것이다. 이것이 잘못을 바로잡으려는 불교의 힘을 보여주는 일이며, 대 사회적인 영향력을 발휘하는 길이기도 하다.

언제부턴가 정치권에서는 우리나라 제일의 종교인 불교를 무주공산이라고 하였다. 이것은 선거에 임하는 불자들의 행태를 풍자한 말이다. 조그만 이익에 끄달려 이리 달려가고, 저리 몰리고 하는 불자들의 투표성향이 불교를 주인 없는 표밭으로 여기게 한 것이다.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우리 불교가 무엇을 요구하는지를 말하여야 하고, 그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 하나로 뭉칠 때 정치권도 불교의 요구에 귀를 기울이게 될 것이다.

이것은 종교에 따라서 기독교인을 배재하고 불자에게 투표를 하자는 것이 아니다. 다만 자신의 종교를 내세우고 지나치게 편향적인 사람은 공인의 자격이 없는 만큼 솎아 내자는 것이다. 진정한 지도자라면 자신의 종교를 내세워 다른 종교인들을 차별해서는 안 되지 않겠는가.

한기선 편집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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