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륜성왕 윤보(輪寶)에
불법(佛法) 비유한 것

▲ 청도 운문사 법륜상.

법륜(法輪)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륜성왕의 윤보(輪寶)에 비유한 것이다. 전 세계를 통솔하는 전륜성왕이 윤보로 모든 적을 굴복시키는 것과 같이, 부처님은 교법(敎法)으로 중생의 모든 번뇌를 굴복시키므로 법륜이라고 한 것이다.

이는 세 가지 의미로도 설명된다. 첫 번째 원만(圓滿)의 뜻이다. 석가의 교법은 원만해 결함이 없다는 것으로, 윤의 원만한 모양에 비유한 것이다. 둘째는 타파(打破)의 뜻이다. 석가의 교법은 중생의 망견(妄見)을 타파하는 것으로, 윤을 돌려 어떤 물건을 부서뜨리는 것에 비유한 것이다. 셋째는 전전(展轉)의 뜻이다. 석가의 교법은 전전(轉轉)해 어느 곳에나 이르지 않는 곳이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법륜은 만자(卍字)와 함께 불법의 상징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불상이 조상(彫像)되기 전 조각이나 회화에서 보리수ㆍ불탑 등과 같이 부처님의 형상을 대신하기도 했다.

초기불교 교단에서 법륜은 부처님의 설법을 뜻하는 말로 사용됐지만, 중국에서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분류하는 교상판석(敎相判釋)에 많이 붙여 사용했다. 대표적인 주창자로는 축도생ㆍ길장ㆍ진제ㆍ현장 등을 들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신라 원효 스님이 법륜설을 채택했다. 스님은 저서 《열반종요》ㆍ《법화경종요》 등에서 길장의 삼종법륜에 대해, 근본법륜이란 부처님이 처음 성도(成道)해 화엄회상(華嚴會上)에서 보살들을 위해 일인일과(一因一果)의 법문을 말한 것이라 했다. 지말법륜(枝末法輪)은 복이 엷고 근기(根機)가 둔한 무리들이 일인일과의 법문을 알아듣지 못하기 때문에 일승(一乘)을 삼승(三乘)으로 나눠 설한 것이라고 했다. 섭말귀본법륜(攝末歸本法輪)은 부처님이 40년 동안 삼승 법문을 설해 그들의 근기를 향상시킨 뒤에 삼승을 일승으로 돌아가게 하기 위해 설한 《법화경》 등의 가르침이라 했다.

원효 이후 학승들은 천태종의 교상판석과 화엄종 법장(法藏)의 교상판석을 많이 채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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