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태종  도산 종의회 의장

불자 여러분!
설은 잘 보내셨습니까? 올 한 해, 건강하게 지내시고 하시는 일마다 원만하게 이루어지는 복된 나날이 이어지길 바랍니다.

이제 겨울도 막바지에 이르렀습니다. 벌써부터 산간 계곡에서는 긴 겨울 동안 꽁꽁 얼었던 물이 녹아내려 흐르는 소리가 커지기 시작했으니, 멀지 않아 꽃소식이 전해질 것입니다. 봄소식과 함께, 얼마 전까지 우리를 답답하고 힘들게 했던 어두운 소식들이 모두 그야말로 ‘얼음 녹듯이’ 사라져갔으면 좋겠습니다.

불자 여러분!
행복하게 살고 싶으시지요? 항상 ‘행복’이라는 단어만 옆에 붙어 있고, ‘불행’이라는 말은 아예 존재조차 모른 척 지내길 바라지요?

예, 그럴 것입니다. 그 누구라도 ‘행복’하고 싶지, ‘불행’하고 싶은 사람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이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인간의 본성일 것입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행복’하길 바라면서도 실제로는 ‘행복’으로 가는 길을 잘 닦지 않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마치 “1등을 하고 싶다”면서도 공부는 하지 않고, 틈만 나면 뛰어놀기에 바쁜 학생들처럼 말입니다.
그러면 ‘행복’으로 가는 길은 어디에 있고, 그 길은 어떻게 닦아야 할까요? 그 길이 과연 있기는 있는 것일까요?

불자 여러분!
지난 해 12월 5일 ‘경향신문’에 ‘행복도 전염된다 … 즐거운 이웃 옆에 살면 행복감 34% 상승’이라는 재미있는 기사가 실렸습니다.
이 기사에 따르면, 미국의 연구진이 30여 년 동안 조사를 했더니 ‘가족이나 친구 같은 집단 안에서 행복감이 전염되는 것’으로 밝혀졌다는 것입니다.

또한 연구진들에 따르면 “행복감은 자신의 생각과 행동뿐 아니라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는다”고 합니다.
여러분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으세요?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들도 다른 사람들을 행복하게 할 수 있다고 하는데, 가족·도반이나 가까운 이웃에 ‘행복감’을 전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러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본인이 ‘행복감’을 느끼고 이웃과 사회에도 그것을 전염시킬 수 있을까요?
여러분은 영화를 즐겨 보십니까? 혹 중국 영화를 자주 보신다면, 홍콩 배우 성룡(成龍)을 잘 아실 것입니다. 이 배우는 연기도 좋지만 항상 웃음을 머금고 있는 얼굴로 인해 더욱 인기가 높습니다.

성룡은 어린 시절 아주 어려운 환경에서 자라났고, 청소년 시절에는 비뚤어진 생활을 했던 적도 있었지만, 이제는 세계적인 배우가 되었습니다. 그와 함께 엄청난 재산을 갖게 되었고 명성도 높아졌습니다. 이제 나름대로 정상에 올라 더 이상 바랄 것이 없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성공한 성룡이 지난 해 말 언론 인터뷰에서 “사람은 아무것도 없이 빈손으로 태어난 것처럼 죽을 때도 빈손으로 갈 것”이라며 자신의 “전 재산(약 4,000억 원 상당)을 모두 사회에 기부하기로 했다”고 밝혀서 많은 사람들에게 ‘행복감‘을 전염시켜주었습니다. 아들에 대해서 묻는 기자에게는 “아들이 능력이 있으면 아버지의 돈은 필요 없을 것이고, 만약 능력이 없으면 전 재산을 물려주어도 탕진하게 될 것이다”며 아들에게 자산을 물려주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하게 했다고 합니다.

성룡은 이미 10여 년 전에도 당시 가지고 있던 재산의 절반을 자선단체에 기부했었다고 하니 이번 발표에 과장이나 위선의 징후는 전혀 없는 것 같습니다.

불자 여러분!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렵게 지내다가 출세를 하고 부자가 되면 옛날의 기억을 애써 잊어버리고 어려운 사람들을 모른 체 하거나 거드름을 피우기 쉽습니다. 그런 사람들을 보게 되면 불쾌해지고, 흔히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 안 한다’며 비웃음을 사게 됩니다. 그런데 어려운 어린 시절을 딛고 일어서서 세계적으로 유명하게 되고 엄청난 재산을 모은 배우 성룡이 모든 것을 사회에 환원하는 소식을 들으니 더불어 ‘행복감’이 느껴지지 않으십니까?

이 소식을 듣고 여러 나라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행복해졌으니, 정작 주인공은 얼마나 행복하겠습니까? 말로 표현해내기 어려울 정도로 ‘행복’할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행복’으로 가는 길은 이런 것입니다. 성룡은 4,000억 원을 기부하였지만, 우리는 이웃에게 잔잔한 얼굴 모습과 미소를 보여주고 친절하고 따뜻한 말 한 마디를 건네서 그들에게 ‘행복감’을 전해주고 우리 또한 ‘행복’하게 됩니다.

불자 여러분!
올 한 해는 여러분도 행복해지고 이웃과 사회에도 그 ‘행복감’을 전염시켜주는 ‘행복 전파자(傳派者)’가 되시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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