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학교서 지역공동체로 자리매김
기본 인프라구축, 도ㆍ농 연계 과제

▲ 실상사 귀농학교 수강생들의 고추파종 모습. <사진=인드라망 제공>

산업사회가 겪고 있는 생명위기 문제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한 인드라망생명공동체(상임대표 도법 스님. 이하 인드라망)가 9월 11일 창립 10주년을 맞았다.

1998년 귀농학교를 시작으로 생명ㆍ평화 사상에 입각해 생명공동체운동을 실천해온 인드라망은 10년 동안 실상사 작은학교를 비롯해 한생명, 실상사농장공동체 및 수련원 등 관련 기관들을 늘려가며 지금은 어엿한 지역공동체 모습을 갖췄다.

지역공동체를 꿈꾸는 인드라망의 첫걸음은 1998년 당시 남원 실상사 주지를 맡고 있던 도법 스님이 귀농학교를 시작하면서, 도시를 떠나온 귀농자들에게 3만여 ㎡(1만평)의 땅을 내준 것이 계기가 됐다.
이후 귀농 희망자들을 위한 전문교육기관인 실상사귀농학교를 설립, 생태적이고 친환경적인 농업교육을 진행하는 한편 2006년에는 귀농 희망자들이 농촌에 적응할 수 있도록, 봉화, 강화, 김제 등 전국 농촌과 연계한 현장귀농학교도 실시하고 있다.

이론과정 중심의 불교귀농학교는 지금까지 총 22기 700여 명이 거쳐 갔으며, 이중 20% 정도가 귀농했다. 공동체 삶 실현을 중점으로 진행되는 실상사귀농학교는 300여 명의 졸업자 중 70%가 농촌 삶을 선택했다. 10년이 경과하면서 귀농학교 출신 중에서 인드라망 공동체 인근인 산내면에 뿌리를 내린 사람도 250여 명에 달한다.

귀농자가 늘어나면서 자녀 교육을 위해 2001년 중학교 과정 대안학교 ‘작은학교’를 설립했다. 이 학교는 도심의 학교들이 가르치는 지식과 경쟁위주 교육에서 탈피해 생명과 평화 가치관 함양을 교육 목표로 삼는다.
지금까지 진행과정을 살펴보면 생명위기의 대안으로 시작된 지역공동체 시도는 성공적이라는 평가다. 하지만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도 많다.

인드라망은 도시와 농촌의 연계를 통한 도농공동체를 시도하고 있다. 생활협동조합(생협) 설립을 준비하고 있으며 사찰 내 친환경 매장 설치 및 친환경공양미 운동 등을 펼치고 있지만 그 성과는 아직 미미하다.

또 점차 늘어가고 있는 귀농자들을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경제, 문화, 복지 인프라를 구축해야 하는 점 등이 과제로 남는다.

이향민 인드라망 사무처장은 “앞으로는 ‘생명가치와 평화세상 실현’의 철학을 전파하고 그런 삶의 방식을 교육하기 위한 교육도량 마련을 중점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향후 목표를 밝혔다.

인드라망은 10주년 관련 11월에 기념식 및 후원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지리산에서 시작된 그들의 작은 실험이 현대 문명 위기 대안으로 널리 확산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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