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총무원장 선거제도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가 직선제와 추대제로 팽팽하게 맞서 있어 앞으로 뜨거운 논란을 거듭할 것 같다. 조계종 중앙종회가 지난 달 1천12명의 스님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응답자의 36.7%가 추대제를 지지했다. 반면 응답자의 35.8%는 일정 승랍 이상의 스님이 모두 선거권을 갖고 투표하는 직선제를 찬성했다. 오차 범위내의 미미한 차이다. 따라서 이같은 설문 조사 결과로는 어떤 제도를 선뜻 선택하기가 어렵다.

  현재의 제도는 종회의원과 선거인단이 선출하는 간선제다. 현행 간선제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문제점은 세속 선거와 다름 없는 막대한 선거 자금의 살포와 합종 연횡의 이른바 ‘작전' 등을 지적할 수 있다. 심지어는 금품을 통한 매수까지도 거론되는 총무원장 선거풍토는 기필코 개혁돼야 할 불교계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선거비용의 과다 지출을 막기 위해서라면 선뜻 ‘추대제'를 찬성할 수도 있다. 그러나 추대제의 경우 추대위원회의 구성과 절차 등에서 여러가지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대중의 의사가 적절히 반영될 수 있는가도 문제다. 그렇다고 종교 단체가 세속적인 직선제를 만능으로 한다는 것도 모양이 좋지 않다. 또 직선제의 선거비용 역시 엄청날 수 밖에 없다.

  설문 결과는 추대제도 직선제도 선뜻 선택하기 어려운 지경이다. 조계종의 총무원장 선거제도는 앞으로 거듭 지혜를 모아 추대제로 가는 게 바람직할 것 같다. 부득이 직선제를 하더라도 세속 정치 선거와는 다른 불교다운 선거가 가능한 직선제가 실시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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