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극성이다. 전국이 물난리고 특히 중부 · 강원지방은 ‘물폭탄'세례를 받아 엄청난 재해를 당했다.

  사망 · 실종자가 50여명을 넘어선 현재의 수재 상황은 천재냐 인재냐를 따지고 책임을 묻는 시시비비를 논하기에 앞서 응급구호와 복구가 절실하다.

  양양 낙산사 · 양산 통도사 · 장성 백양사 등과 같은 전통 사찰들도 이번 장마 피해를 입었다. 이밖에도 천년 고찰 도림사의 보물 1341호 괘불탱화가 수해를 입어 훼손됐고 천태종 진강사는 산사태로 법당이 쓸려나가는 등의 크고 작은 수재들이 수없이 많다.

  요즈음 여름철 템플스테이가 한창이다. 전국 각 사찰의 템플스테이는 재빨리 수재민돕기 프로그램을 마련, 수재 복원 봉사의 현장으로 달려갔으면 싶다. 템플스테이나 갖가지 여름 수련회가 휴가의 한 형태로 자리잡고 있지만 사찰이라는 도량이 갖는 상징적 의미에서라도 심각한 재난의 현장을 외면해서는 안된다. 산사의 여름 휴가자들이 폭넓은 자비심을 발휘해 수재민돕기 현장으로 달려 간다면 그것도 하나의 훌륭한 수련이며 봉사하는 휴가가 될 수 있다.

  고려대 병원과 중앙대 병원 불자회가 공동으로 7월말부터 1주일간 의료봉사 템플스테이를 갖기로 해 직장 신행단체의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 조계종과 천태종은 종단 차원에서 수해 피해 복구와 이재민 돕기에 적극 나서고 있고 상설 재난구조단도 발족시켰다.

  각 불교 종단과 사찰들은 일회적이고 임시적인 재난구조나 수재돕기에 머물지 말고 상설의 구조단을 운영, 봉사하는 게 바람직하다 하겠다. 왜냐하면 종교의 사회적 존립 이유가 사람들로 하여금 수재와 같은 물질적, 육체적 고난도 구원해 영육쌍전의 완전한 인간을 살아가도록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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