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8일, 성명서 발표

경기도 광주시가 천주교 수원교구와 ‘광주성지 순례길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해 논란이 일어난 가운데 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가 “가톨릭 성지순례길 추진 사업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위원장 도심 스님, 이하 종평위)는 9월 8일 ‘경기도 광주시는 가톨릭 성지순례길 추진을 당장 중단하라’ 제하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종평위는 성명서를 통해 “남한산성은 병자호란 당시 스님들이 청나라와 맞서기위해 직접 돌을 옮겨 축조한 호국 불교의 구심점”이라며 “수천의 스님들이 민족의 혼을 지키기 위해 외세와 맞서 싸우다 숨진 가슴 아픈 불교성지”라고 설명했다.

종평위는 또 “천진암은 스님들이 거주했던 암자로 천주학을 공부하던 이들을 보호하려다 수십 명의 스님들이 처형을 당하고 폐사에까지 이른 곳”이라며 “이 같은 희생과 자비의 공간이 어느 틈에 천주교 성지로만 포장되는 현실에 대해 모든 불자들은 분노한다.”고 규탄했다.

아울러 “공공기관인 광주시는 남한산성의 역사적이고 객관적인 사실을 망각한 채 관광마케팅 활성화라는 명분으로 (광주시를)특정 종교의 성지로 축소 왜곡하고 있다.”면서 “대한민국 평화는 엄정한 정교분리와 공평무사에서 출발한다는 것을 중앙정부와 지자체에서 명심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하 성명문 전문> 

경기도 광주시는 가톨릭 성지순례길 추진을 당장 중단하라

남한산성은 호국불교의 성지이다.

남한산성은 병자호란 당시 스님들이 청나라와 맞서기위해 직접 돌을 옮겨 축조한 호국불교의 구심점이며, 수천의 스님들이 민족의 혼을 지키기 위해 외세와 맞서 싸우다 숨진 가슴 아픈 불교성지이다.

실제로 장경사, 망월사, 개원사 등 남한산성 주변의 수많은 전통사찰들이 그 같은 승병항쟁의 증인으로 남아있다.

천진암은 불교의 자비심의 상징이다.

천진암은 스님들이 거주했던 암자로 천주학을 공부하던 이들을 보호하려다 수십명의 스님들이 처형을 당하고 폐사에까지 이른 곳이다. 이 같은 희생과 자비의 공간이 어느 틈에 천주교 성지로만 포장되는 현실에 대해 모든 불자들은 분노한다.

광주시는 역사왜곡 종교차별을 중단하라.

불교계와 스님들의 희생은 온데간데없고 남한산성, 천진암 그리고 불교계가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해 조성한 나눔의 집까지 오로지 천주교 성지로만 알려지게 되는 역사왜곡과 종교차별을 중단하라.

정부와 광주시는 이에 대한 과정을 밝히고 즉각 본 사업을 취소하라.

한국은 다종교사회로서 종교간의 노력으로 화합과 평화로운 공존이 이루어지고 있는 사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공기관인 광주시는 남한산성의 역사적이고 객관적인 사실을 망각한 채 관광마케팅 활성화라는 명분으로 특정종교의 성지로 축소 왜곡하고 있다. 광주시는 이러한 발상과 사업추진이 이루어진 그간의 과정을 소상히 밝히고 즉각 사과하고 본 사업을 취소하라.

대한민국 평화는 엄정한 정교분리와 공평무사에서 출발한다는 것을 중앙정부와 지자체에서는 명심하길 바란다.

2021년 9월 8일
대한불교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 위원장 도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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