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덕림사 목조지장보살삼존상 및 시왕상 일괄’ 등 4건

광주 덕림사 목조지장보살삼존상 및 시왕상 일괄. <사진일괄=문화재청>

문화재청(청장 김현모)은 조선 후기 조각승으로 이름을 떨친 색난 스님의 ‘광주 덕림사 목조지장보살삼존상 및 시왕상 일괄’ 등 4건을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

색난(色難) 스님은 17세기 후반에 활동한 대표적인 조각승이다. 대부분의 동시대 조각승들처럼 정확한 생몰연대와 행적을 자세히 알 수 없으나. 관련 기록 등을 통해 1640년을 전후로 출생해 1660년대 수련기를 거친 후 1680년 우두머리인 수조각승이 되어 전라도와 경상도 지역에서 약 40년 넘게 활약한 것으로 추정된다.

색난 스님은 동시기 조각승 중 가장 많은 작품을 남긴 인물로 유명하다. 보통 유명 조각승이 평생 10건 내외로 작품을 남긴 것에 비해 색난 스님은 지금까지 알려진 것만 해도 20여 건에 이른다. 이는 당시 사람들이 색난 스님이 만든 불상을 선호했고 그의 조각 기술을 높이 평가했음을 의미한다.

‘광주 덕림사 목조지장보살삼존상 및 시왕상 일괄(光州 德林寺 木造地藏菩薩三尊像 및 十王像 一括)’은 색난 스님의 현존작 중 가장 이른 시기에 조성된 작품이다. 발원문을 통해 수조각승으로 활동한 40대인 1680년(숙종 6년)에 제작했음을 알 수 있으며, 총 26구로 구성된 대규모 불상이다. 조성 당시부터 지금까지 주요 존상(尊像)의 손실이 없고, 작품성도 뛰어나 17세기 후반 명부전 불상의 대표작으로 평가된다.

‘고흥 능가사 목조석가여래삼존상 및 십육나한상 일괄(高興 楞伽寺 木造釋迦如來三尊像 및 十六羅漢像 一括)’은 능가사 응진당에 봉안되어 있는 불상 일괄이다. 복장에서 발견된 조성발원문을 통해 1685년 6월 전라도 홍양현 팔영산 능가사의 상기(尙機) 스님이 발원했고, 색난 스님이 그의 동료‧제자들과 함께 주도해 만들었음을 알 수 있다. 응진전 조상(造像)으로서는 보기 드물게 석가여래-미륵보살-제화갈라 보살로 구성된 삼존상을 비롯해 문수‧보현보살과 아난·가섭존자가 육대보살로 이뤄진 구성이라는 점에서 연구 가치가 높다.

‘김해 은하사 명부전 목조지장보살삼존상과 시왕상 일괄(金海 銀河寺 木造地藏菩薩三尊像 및 十王像 一括)’은 1687년 제작되어 김해 신어산 ‘서림사 시왕전’에 봉안된 불상이다. 서림사 시왕전은 현재의 은하사 명부전을 가리킨다. 은하사 명부전 존상은 모두 21구로, 지장보살삼존상과 시왕상·귀왕·판관·사자·금강역사 등 거의 완전한 구성을 갖추고 있다.

‘구례 화엄사 목조석가여래삼불좌상 및 사보살입상(求禮 華嚴寺 木造釋迦如來三佛坐像 및 四菩薩立像)’은 경북 예천 학가산에서 화엄사로 온 계파 성능(桂坡 聖能) 스님이 장육전(丈六殿, 지금의 각황전)을 중창한 후 1703년 조성한 대형 불상이다. 숙련된 기량과 원숙함이 반영된 그의 기념비적인 대작이자, 도상학적으로도 의의가 크다는 점, 수준 높은 조형성과 기술적 완전성을 갖췄다.

문화재청은 이들 4건에 대해 △관련 자료를 통해 조성시기와 배경, 제작자를 명확하게 알 수 있다는 점 △동일 작가의 작품 중 대표성과 상징성이 있다는 점 △주요 존상의 결손이나 변형이 적어 완전성이 뛰어나고 작품성도 우수한 사례라는 점 △제작 당시부터 원봉안처를 벗어나지 않아 유래가 뚜렷하다는 점 등에서 보물로서 가치가 있다고 밝혔다.

문화재청은 색난 스님이 조성한 4건의 불교조각에 대해 30일간의 예고 기간 중 각계의 의견을 수렴·검토하고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할 예정이다.

고흥 능가사 목조석가여래삼존상.
김해 은하사 목조지장보살삼존상.
구례 화엄사 목조석가여래삼불좌상 및 사보살입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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