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선종사 모든 기록 총망라
임제의현 스님 지음ㆍ강승욱 역주/운주사/27,000원

〈임제어록〉은 당나라 선승(禪僧)인 임제의현(臨濟義玄, ?~867) 스님이 입적한 뒤 제자 삼성혜연(三聖慧然) 스님이 스승의 가르침을 편집한 불서다. ‘선어록의 백미’ㆍ‘어록의 왕’이라 불리고 있다.

〈임제어록 역주〉는 원문의 문자 하나도 소홀히 하지 않고 꼼꼼한 번역과 주요 한문 및 한자어에 대한 풀이, 원문의 이해를 돕는 방대한 주(註)가 특징이다. 특히 주석에서는 임제 선사가 설법에 인용한 경문과 역대 선사의 게송을 가능한 한 모두 번역ㆍ수록해 임제 선사의 견처(見處)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책은 총 여섯 장으로 구성됐다. 첫 번째 장인 ‘상당(上堂)’은 임제 선사의 법문 모음으로 ‘무위진인(無位眞人)’, ‘삼현삼요(三玄三要)’, ‘빈주역연(賓主歷然)’ 등을 소개한다.

두 번째 장인 ‘시중(示衆)’은 임제 선사의 치열하고 간절한 구도 열정과 후학들이 진정한 견해를 얻기 바라는 애절한 마음 등을 담은 설법을 소개한다. 세 번째 장은 ‘감변(勘辨)’으로 선문답의 내용이 담겼다. 특히 스승인 황벽 선사부터 임제 선사가 점검받는 문답이 포함돼 있다.

네 번째 장인 ‘행록(行錄)’은 임제 선사의 행적을 기록했다. 출생과 출가에서부터 스승인 황벽 선사와의 만남, 황벽 선사와의 일상 속 법담, 황벽 선사의 인가와 이후 여러 선사들과의 선문답을 보여주고 있다.

다섯 번째 장인 ‘보유(補遺)’에서는 저본에는 전하지 않지만 〈경덕전등록〉, 〈조당집〉, 〈선문염송집〉, 〈광등록〉 등에 전하는 임제 선사의 선문답을 역주자가 발췌해 수록했다. 마지막 ‘부록’에서는 〈조당집〉과 〈전등록〉에서 전하는 임제 선사의 기록 전체를 역주자가 덧붙여 수록했다.

특히 상당ㆍ시중ㆍ감변ㆍ행록의 내용은 네 개의 선어록과 하나하나 빠짐없이 대조해 시대에 따라 달리하는 글자, 단어, 나아가 문장까지 비교해서 독자들로 하여금 임제어록의 원형을 찾아보는 데 도움을 주고자 했다.

강승욱 씨는 “이 역주서는 임제의현 선사와 관계된 중국 선종사에서의 거의 모든 기록을 총망라하고 있다.”며 “이 책을 통해 임제 선사가 가리켜 보이는 선의 종지를 이해하고, 나아가 불법의 묘미를 느낄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역주자 강승욱 씨는 동국대학교 불교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 인도철학과 대학원을 수료했다. 육군종합행정학교 교관ㆍ5사단 군종참모를 역임했고, 육군대학ㆍ육군사관학교 등에서 불법을 홍포했다. 2010년 수도방위사령부에서 전역 후 지인들과 경전 및 선어록 강독을 하고 있다. 2019년 현대불교신문에 원오 선사의 〈격절록(擊節錄)〉을 연재했으며, 저서로는 〈원오심요 역주〉, 〈마조어록 역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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