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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다둥이 천태불자 ‘알콩달콩’ 이야기291호
  • 글 이강식·정현선 기자
  • 승인 2021.07.23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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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출산율이 가장 낮은 나라다. 1970년에는 여성 한 명이 4.53명을 낳았지만, 2018년 이미 0.98명으로 본격적인 감소추세에 접어들었다. 이대로 인구 감소세가 이어지면 40년 뒤 인구가 절반으로 감소할 것이란 예측도 있다.

그런데 천태종 불자가정에서는 의외로 다자녀를 둔 화목한 가족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섭외 과정에서 가족구성원 모두의 동의를 받기가 쉽지 않아 어렵게 취재에 성공한 ‘다둥이’ 네 가족의 신행과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특집] 6남매 둔 영춘 태광사 김병희·서은경 불자

2019년 10월 김병희 총무의 여섯째 재원 양의 돌잔치 때 기념촬영 사진.

出家한 형들 몫까지
아들 셋·딸 셋 낳아
“부모님 모시고 열식구 살아요!”

천태종 총본산 구인사가 위치한 충북 단양군 영춘면에는 부모님을 모시며 다자녀를 키우는 신심돈독한 천태불자 부부가 산다. 영춘 태광사 신도회 총무를 맡고 있는 김병희(46) 씨와 그의 아내 서은경(43) 씨다. 이들은 슬하에 첫째 효정(여, 21) 씨, 둘째 현우(남, 20) 씨, 셋째 성미(여, 15) 양, 넷째 조운(남, 13) 군, 다섯째 효성(남, 6) 군, 여섯째 재원(여, 4) 양 등 여섯 자녀를 두고 있다. 자녀 여섯에 부모님과 부부를 합쳐 3대(代) 10명이 같이 사는 대가족이다. 대학생인 맏이와 둘째는 학기 중에는 지방에 거주하다가 방학 때 본가로 돌아온다.

초등 6학년 때 처음 만나

부부는 30년 전 김병희 총무의 고향인 강원도 정선에서 처음 만났다. 중학교 3학년 때 병희 씨는 자주 놀러가던 친구 집에서 방학을 맞아 큰이모네로 놀러 온 서울 소녀 은경 씨와 마주쳤다. 당시 은경 씨는 외사촌 오빠의 친구인 병희 씨가 마음에 들어 소개를 받았다. 이후 둘은 몇 달 간 손편지를 주고받았지만, 바쁜 학업 때문에 연락이 끊어지고 말았다.

두 사람이 다시 연락을 하게 된 사연은 드라마틱하다. 은경 씨가 스무 살 때의 일이다. 어느 날 병희 씨와 소개팅을 하는 꿈을 꾸었다. 꿈에서 그녀는 병희 씨로부터 ‘퇴짜’를 맞았다. 꿈을 깬 뒤 분하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보고 싶은 마음도 있어 병희 씨의 정선 집으로 전화해 직업 군인으로 복무하던 부대 연락처를 받았다.

병희 씨는 은경 씨로부터 갑작스런 연락을 받고 놀랐지만, 무척 반가웠다. 그렇게 만남을 이어가다 2년 뒤 결혼에 골인했다. 직업군인으로 부대를 자주 옮겨 다니던 중에 첫째 효정과 둘째 현우를 출산했고, 아들 하나 딸 하나만 있으면 됐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어느 날 은경 씨가 셋째를 낳자고 했는데, 김 총무가 반대했다.

은경 씨는 “첫째와 둘째는 20대 초반에 낳았어요. 남편의 직장 선·후배 집에 놀러가서 아이를 봐주곤 했었는데, 문득 ‘남의 아이를 봐주느니 내 아이를 낳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경제적인 문제는 전혀 생각하지 않고, 둘이나 셋이나 별 차이 없을 듯해 남편에게 셋째를 가지자고 말했죠.”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에 대해 김 총무는 “셋째 가지는 걸 반대했었는데, 어느 순간 제 생각이 바뀌었어요. 셋째 성미를 낳고, 2년 뒤 넷째가 자연스럽게 따라 오더군요. 전역 후 고향에서 농사를 짓다가 단양으로 이사를 했는데, 집을 지은 뒤에 아이를 하나 더 낳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다섯째 출산 후에는 계획을 안했는데 여섯째도 낳게 됐어요. 아직도 의아하고 신기하다는 생각이 듭니다.”라고 말했다. 셋째를 임신했을 때 은경 씨의 친정어머니는 걱정을 했지만, 지금은 손주가 많다고 좋아하신단다. 시부모님도 무척 좋아하셨는데, 지금은 낳지 말라며 만류한다. 그에게 스님과 이웃들은 “아이들이 많으니 보기 좋다. 건강하게 잘 키워라.”며 격려를 아끼지 않는다. 김 총무는 3남 1녀 중 막내다. 두 형과 누나는 천태종으로 출가해 스님이 됐다. 어쩌면 육남매는 출가한 형들 몫까지 부처님이 인연 맺어준 선물은 아닐까?

형제끼리 놀며 사회성 습득

식구가 많아 늘 시끌벅적하지만 이 또한 다자녀만의 장점이자, 구성원 각자가 느끼는 불편함이다.

“아이들끼리 놀이나 일상생활을 하면서 사회의 조직생활에서 배우는 여러 가지 중요한 경험을 하고, 습득하는 모습을 봤어요. 이러한 경험은 아이들에게 삶을 살아가는 밑거름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런 점들이 다자녀의 장점이 아닐까 싶네요. 키워 보니 다자녀를 둔 장점이 더 많더군요.”

김병희 총무는 다둥이 자녀의 가장 큰 장점으로 ‘사회성 학습’을 꼽았다. 군생활로 몸에 밴 그의 딱딱한 성격도 아이들로 인해 조금씩 부드럽게 바뀌고 있다. 종종 잔소리를 하지만 그 또한 줄이려고 노력한다. 은경 씨는 “아이들이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는 모습을 보면 흐뭇하고, 행복하다.”고 미소를 지었다.

형제가 많으면 장·단점이 있기 마련이다. 장·단점은 첫째부터 여섯째까지 같은 듯 다르다. 첫째와 둘째는 농사일을 하러간 부모를 대신해 셋째, 넷째를 돌봤고, 요즘은 셋째와 넷째가 다섯째, 여섯째를 보살핀다. 나이 터울이 크다보니 ‘싸움’은 거의 없고 맏이가 일방적으로 혼을 내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엄마나 아빠에게 혼난 동생들을 다독이는 일도 맏이의 몫이다.

첫째 효정 씨는 “집에 가면 활기가 넘치고 기분이 좋아져요. 다섯째와 여섯째는 애교를 많이 부려서 집 밖에서 힘든 일이 있어도 집에 들어가면 금세 마음이 풀리고, 외로울 틈이 없어요.”라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여행이나 외출을 할 경우 부모를 대신해 동생들을 챙기느라 제대로 놀지 못하는 경우도 있어서 불편하다고 했다. 셋째 성미 양은 “언니가 맛있는 음식을 많이 사주고, 옷도 사줘서 좋아요. 하지만 조용하게 혼자 있고 싶을 때도 있는데, 그게 안 되서 불편해요.”라고 속내를 털어놨다. 넷째 조운 군은 “여섯 남매라 심심할 틈이 없고, 동생들에게 자잘한 심부름을 시킬 수 있어서 좋고, 나쁜 점은 없어요.”라고 말했다.

행복의 이면엔 어려움도 존재한다. 아이 여섯의 학비가 만만찮고, 먹이고 입히는 것 또한 적지 않은 부담이다. 그나마 대학에 다니는 두 자녀는 장학재단에서 다둥이 자녀 장학금을 받아 부담을 덜었다. 국립대에 다니는 첫째는 등록금 전액을, 사립대에 다니는 둘째는 등록금의 80% 가량을 지원받는다. 그리고 정부와 지자체에서 다둥이 가족에게 지원하는 일부 혜택이 있어 도움이 되고 있다.

마을 놀이터에서 함께 놀고 있는 셋째~여섯째. 첫째·둘째는 대학을 다니느라 외지에 나가 있다.

“몇 가족이세요?” 질문 받기도

다둥이 가족만의 에피소드는 넘친다. 하루는 머리가 하얀 김 총무가 막내를 안고 가는데, 뒤에서 누군가가 보고 “할아버지가 손주를 안고 가시네요.”라고 하더란다. 김 총무는 “두피가 좋지 않아 염색을 하지 않고 있는데, ‘할아버지’라는 말을 들으니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염색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첫째 효정 씨도 막내를 안고 마트나 시장에 가면 ‘엄마’로 오해 받곤 한다. 열 명이 한꺼번에 나들이를 가면 두세 가족인지 묻는 사람도 많다.

김 총무 가족은 신앙공동체이기도 하다. 김 총무 부부와 부모님, 그리고 자녀 모두 천태불자다. 김 총무는 중학생 때부터 부모님을 따라 천태사찰에 다녔고, 아내 은경 씨는 결혼 후 불자가 됐다. 대학생인 첫째와 둘째는 지방 소재 천태종 사찰에서 신행생활을 하고, 집에 오면 구인사와 태광사를 참배한다. 셋째와 넷째는 태광사학생회와 어린이회에 다니고, 다섯째와 여섯째는 김 총무 부부가 사찰에 데리고 다닌다. 특히 맏이 효정 씨는 과거 동생들을 데리고 구인사 한 달 안거도 동참한 적이 있으며, 구인사 접수실에서 도움 요청이 오면 자원봉사를 할 만큼 신심이 돈독하다. 김 총무 부부는 아이들이 결혼 후 다둥이를 계획한다면 찬성하는 입장이다.

“자손이 귀한 시대니까 아이를 출산하게 되면 엄마(은경 씨)가 가서 산후조리를 해주기로 했어요. 양가 부모님들도 일이 아무리 바빠도 산후조리를 해주셨거든요. 덕분에 다자녀를 키울 수 있었습니다. 첫째 효정이는 셋 정도 낳을 생각을 하고 있더라구요.”

김병희 씨 부부는 다둥이를 키워 본 경험이 있기에, 자녀들이 다둥이를 낳는다고 해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모든 부모가 그렇듯 김 총무 부부도 자녀들이 건강하고 바르게 잘 성장하기를 바란다. 특히 아이들이 사찰에 잘 다녔으면 하는 바람이다. 스님의 법문을 듣거나 불교 공부를 하면서 배우고 경험하는 것들이 인생이 큰 도움이 된다는 생각에서다. 아울러 김 총무는 결혼을 앞둔 인생 후배들에게 다자녀를 권한다.

“인생을 가만히 되돌아보니 계획은 계획일 뿐이더군요. 계획대로 살다가도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일들이 있다보니 너무 계획에만 의존하는 것도 맞지 않는 것 같아요. 자녀 계획도 마찬가지입니다. 자녀가 많으면 좋은 점이 많습니다. 가장으로서 ‘여섯 아이들을 먹여 살릴 수 있을까?’하는 고민도 했었어요. 스님들께선 ‘본인들 먹을 것은 갖고 태어난다.’고 하더군요. 살다보니 틀린 말씀은 아니더군요. 어느 날 아이들이 동생을 업어주는 걸 봤는데 기특했어요. 그때 ‘알아서 크네~’라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어요. 겁먹지 말고 형편에 맞게 아이를 많이 낳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자녀가 많으면 교육비·양육비 등 경제적 부담이 크지만, 그보다 더 큰 기쁨과 행복이 있다. 바깥 일이 힘들어도 집에 오면 재잘대는 아이들이 있어 행복하다는 김 총무와 아내 은경 씨. 그들 옆으로 옹기종기 모여 함박웃음 짓고 있는 가족사진을 보노라니 행복한 미소가 입가에 저절로 그려진다.

 

― [특집] 4남매 둔 대구 대성사 박종헌·박보영 불자

가족과 함께하면 든든하다는 4남매 다둥이 가족을 대구 대성사에서 만났다. 왼쪽부터 아빠 박종헌 씨, 셋째 딸 정운 양, 넷째 아들 우철 군, 둘째 딸 주현 양, 첫째 딸 주연 양, 엄마 박보영 씨.

“화장실 대란
냉장고 전쟁 치러도
매일매일 행복해요!”

6월 20일 오전 대구 대성사는 가족교리법회에 참석하기 위한 불자들로 북적였다. 이중 유독 눈에 띄는 밝은 가족이 있다. 요즘 같은 초저출산 시대에 6인 가구로 다복하게 살고 있는 박종헌(49세)·박보영(47세) 씨 가족이다.

큰딸은 19살, 막내는 11살

매월 1일과 셋째주 일요일 대구 대성사 법회에 참석하며 가족 간의 화목을 도모하는 불심 깊은 다둥이 가족이 있다. 1남 3녀를 낳아 행복한 가정을 일구고 있는 박 씨 부부는 수능시험을 앞두고 열심히 공부 중인 첫째 딸 주연(19세) 양, 한 살 터울로 큰 언니와 같은 학교를 다니는 둘째 딸 주현(18세) 양, 그 뒤로 두 살 터울인 귀여운 셋째 딸 정운(16세) 양, 셋째에 이어 5년 만에 낳은 귀한 넷째 아들 우철(11세) 군 등 네 명의 자녀를 둔 다둥이 부모다.

박 씨 부부가 인연을 맺은 것은 남편 박종헌 씨가 울산에서 학생군사교육단(ROTC) 장교로 복무하고 있을 무렵이다. 당시 지인의 소개로 아내 보영 씨를 만났다. 2001년에 만난 이들은 1년의 연애 끝에 부부의 인연을 맺었다.

두 사람은 결혼하기 전부터 자녀가 많은 대가족을 꿈꿨지만, 막상 넷째 아이를 가졌다는 소식에 적잖이 당황했다. 세 자매를 낳고 겪어온 힘든 육아와 경제적인 부담 때문이다. 그런 생각도 잠시, 5년 만에 찾아온 소중한 생명은 더 큰 축복으로 느껴졌다. 뜻밖의 선물처럼 찾아온 넷째 아들에 온 가족은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박종헌 씨는 아들을 둔 아빠들의 로망을 이루게 된 게 무엇보다 기뻤다. 드디어 아들과 목욕탕에 갈 수 있게 된 것이다.

“항상 목욕탕에 가면 가장 먼저 씻고 나와 여자 넷을 기다렸어요. 표현은 안했지만 아들과 함께 목욕탕에 다니는 아빠들이 부러웠죠. 혼자 다녔던 목욕탕인데, 이제는 아들과 서로 등도 밀어주곤 한답니다. 탕에서 잠수 놀이를 하고, 샴푸 거품으로 머리 모양을 만드는 장난을 치다 보면 ‘이게 행복이구나.’ 싶어요. 이제는 아들과 함께 씻고 나와 바나나우유를 먹으며 여자 넷을 기다리고 있어요.”

박종헌 씨는 늦깎이 불자다. 결혼하기 전까지 무교였으나, 결혼 후 절에 다니는 아내를 따라다니면서 마치 자석에 끌리듯 불법(佛法)과 인연을 맺었다. 일이 바빠 정기법회에는 나가지 못해도 매달 셋째주 일요일에 열리는 가족교리법회만은 꼭 참석하고 있다.

박보영 씨는 독실한 불교집안에서 자랐다. 부처님께 가족들의 복을 기원하는 게 낙이었던 외할머니는 단양에 마늘을 사러 갔다가 구인사와 인연을 맺었다고 한다. 그렇게 맺은 인연은 손녀에게까지 이어졌다. 박보영 씨는 다섯 살에 처음 엄마 손을 잡고 간 구인사에서 부처님과 인연을 맺었다. 이후 지금까지 부처님 법을 배우며 실천하고 있다. 2019년부터는 대성사 자모회 회장과 합창단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지난 2월부터는 〈대성사보〉의 부팀장까지 맡아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네 자녀는 불심 깊은 부모님의 영향으로 어려서부터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고 있다. 매주 일요일이면 각각 청소년·어린이 법회에 참석해 부처님 법을 가까이하며 든든한 의지처로 삼는다.

화목 비결은 ‘여행’

박종헌 씨 가족의 하루는 대부분의 가정보다 조금 이르게 시작한다. 여섯 명이 한 화장실을 사용해야하니 매일 아침마다 ‘화장실 대란’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아침 화장실은 ‘고학년부터 사용하자.’는 규칙을 정했지만 한 명이 늦잠이라도 자게 되면 순서가 뒤엉켜 두세 명이 함께 정신없이 씻어야 한다. ‘냉장고 전쟁’도 잦다. 나중에 먹으려고 냉장고에 넣어두었던 간식이 온데간데없이 없어지거나, 누군가 몰래 꺼내 먹었을 때는 어김없이 언성이 높아진다. 이제는 암묵적인 합의 하에 아무도 발견하지 못할 것 같은 자기만의 깊숙한 공간에 간식을 숨겨뒀다가 꺼내먹는다.

코로나19 전까지는 온 가족이 함께 여행을 다니며 많은 추억을 쌓았다. 국내에 안 가본 워터파크가 없을 정도다. 워터파크에서는 휴대폰 사용이 힘들어 한눈을 팔았다간 식구들을 잃어버리기 십상이다. 복잡한 여행지에서는 한 명이 사라져도 당황하지 않도록 정해진 장소에서 만나자는 약속부터 해둔다.

2017년 추석연휴에는 온 가족이 4박 5일 동안 구인사에 다녀왔다. 여기에는 ‘빨래를 안 해도 되고 매 끼니 마다 밥을 차려먹지 않아도 된다.’는 엄마의 의도가 숨어있었다. 속내를 모르는 식구들은 구인사에서 각자 상황에 맞게 공양간 봉사를 하고, 기도실에서 기도를 했다. 구봉팔문(九峰八門)을 둘러보고 적멸궁에 올라가 참배하기도 했다.

박보영 씨 가족이 대성사 대웅보전 앞에서 활짝 웃어 보이고 있다.

‘가족관계증명서’ 필수품

박 씨 가족은 요즘 가족관계증명서를 가지고 다닌다. 코로나19로 5인 이상 사적 모임이 금지되면서 어디를 가든 한 가족이라는 걸 증명해야하기 때문이다. 주변사람으로부터 다둥이 가족에 대한 시선이 느껴져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부끄럽다고 느낀 적은 없다. 오히려 사람들에게 다둥이를 키우며 느끼는 값진 행복에 대해 이야기해준다.

“다둥이가 주는 기쁨은 무궁무진해요. 다둥이를 키우면서 힘든 점도 많았지만, 고난이 클수록 기쁨도 두 배로 찾아오더군요. 아이들이 커가는 모습을 보면 웃을 일이 많고 힘든 일은 모두 잊게 돼요. 넉넉하지 않은 살림으로 인해 형제가 적은 가족처럼 많은 것을 해줄 수는 없지만, 서로가 버팀목이 되어 사랑하고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세상에서 가장 든든합니다.”

박종헌·박보영 씨 부부는 비혼과 비출산을 선택하는 사회변화 속에서 육아를 고민하고 있는 청년들에게 아이가 주는 힘은 무척 크다고 귀띔했다. 박 씨 부부는 “네 자녀를 키우느라 정신없이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지만 이보다 값진 기쁨을 얻을 수 있다.”며 “많은 부모가 이 행복을 함께 느낄 수 있다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 [특집] 4남매 둔 춘천 삼운사 김성훈·박수연 불자

2017년 7월 막내 현서 양의 돌잔치 때 스튜디오에서 촬영한 가족 사진.

삼운사학생회서 만나
부부 인연 맺어
“날마다 웃음꽃 만발”

부부의 인연은 하늘이 맺어준다고 하는데, 부모와 자식의 인연도 그러하다. 그래서 부모와 자식의 혈연관계를 천륜(天倫)이라고 한다. 춘천 삼운사 합창단의 박수연(44) 총무와 청년회 부회장을 역임한 김성훈(49) 씨 부부는 첫째 준서(여, 16) 양과 둘째 준석(남, 15) 군, 셋째 연서(여, 10) 양과 넷째 현서(여, 6)양 등 사남매를 양육하고 있다.

부부는 학생 시절 삼운사에서 만났다. 박 총무는 어릴 때 신장 질환으로 몸이 많이 아파 여러 병원을 다녔다. 당시 동네 아주머니로부터 ‘단양 구인사에 가보라.’는 말을 들은 어머니가 수연 씨의 손을 잡고 구인사에 찾아가 4박 5일 기도를 했다. 이렇게 천태종과 인연을 맺은 후 사찰과 병원을 다니며 상태가 호전됐고, 지금은 완치된 상태다.

당시 수연 씨는 ‘구인사에 가보라.’고 권했던 아주머니의 딸을 따라 삼운사 학생회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성훈 씨를 알게 됐고, 이후 각자의 삶을 살며 가끔 연락을 하고 지냈다.

박수연 씨는 구인사에서 잠깐 동안 일을 했으며, 결혼 후 시누이를 따라 시작한 합창단 활동은 올해로 16년째다. 남편 성훈 씨는 천태종이 모태신앙으로, 중앙청년회 섭외차장·삼운사 청년회 부회장·총무 등을 역임했다. 현재는 〈법화경〉과 〈반야심경〉 등 경전 공부에 매진 중이다.

“제가 성훈 오빠를 좋아했었어요. 계속 연락하고 지내다 구인사 동안거에 들어가서 성훈 오빠를 만났어요. 그때 ‘만날 사람은 어떻게든 만나지는구나.’라고 생각했지요. 어느 날 성운 오빠가 ‘궁합 봐서 괜찮으면 결혼할래?’라고 하더군요. 궁합을 봤는데, 다행히 괜찮더라고요. 그래서 양가 어른들께 ‘저희 결혼하겠습니다.’라고 말씀드렸어요. 그때 제 나이 28세, 남편 나이 33세였어요.”

부부는 연년생 딸과 아들을 낳고, 둘만 잘 키울 생각이었는데, 남편 성훈 씨는 하나 더 낳았으면 하는 생각이 있었다. 특히 시어머니가 아들 하나 더 있으면 하는 생각이 간절해 셋째를 계획했단다. 그렇게 셋째를 낳으니 넷째는 저절로 따라 생겼다고 한다.

친정어머니는 셋째를 낳은 후 ‘넷째까지 낳으면 이민 가겠다.’는 엄포를 놓을 정도였지만 이내 마음이 바뀌어 기뻐하신다. 할아버지와 할머니 입장에선 손주가 많으니 좋을 법도 하다. 당시 삼운사 불자들은 “아이는 자기 밥그릇은 갖고 태어난다. 너희가 부자다.”라고, 구인사 스님들은 축하 인사와 함께 “얼른 하나 더 낳아서 입산시키라.”고 했다.

2019년 8월 춘천 의암호 둘레길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사남매의 표정에서 행복이 묻어난다.

자녀가 다둥이를 낳는다면 부부는 어떤 마음이 들까? 아내와 남편의 생각은 달랐다. 박수연 총무는 “친정엄마는 무척 반대하셨어요. 그런데 지금은 ‘가까이 하면 몸이 너무 힘들고, 멀리하면 마음이 너무 아프고 보고 싶다.’고 하십니다. 아이들이 다둥이를 낳는다고 하면 저도 친정엄마처럼 걱정하겠지만, 반대는 안할 거 같아요.”라고 찬성하는 입장을 전했다. 반면 아빠 김성훈 씨는 경제적 여건에 따라 입장 변화가 있을 거라고 했다.

“노보살님들이 ‘너희가 제일 부자야!’라고 말하지만, 당장은 경제적으로 힘든 게 사실입니다. 그래서 솔직하게 추천하고 싶은 생각은 없어요. 직장에서도 직원들이 ‘애 어떻게 키워요?’하고 묻는데, 하도 많이 듣는 말이라 ‘그냥 커요~’라고 대답해요. 경제적 능력이 되면 추천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하지 말라고 조언합니다. (경제적)지지세력이 있으면 다둥이가 좋아요. 아이들끼리 규칙을 정해서 행동하는 걸 보면 하나, 둘을 낳을 바에는 셋이나 넷을 낳아 키우는 게 낫다는 생각입니다.”

이 가족에게서 일어난 여러 일화를 들으면 성훈 씨의 생각에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다. 이 집에선 무엇을 사든 자랑을 할 수 없다고 한다. 첫째나 둘째에게 옷이나 휴대전화를 사주면, 셋째와 넷째도 사달라고 조르기 때문이다. 안 사줄 수 없어 무리를 해서라도 사줘야 집안이 조용해진다.

맞벌이긴 하지만, 네 아이에게 들어가는 비용을 감당하기는 버겁다. 한 번은 첫째에게 패딩을 사준 적이 있었다. 동생들이 알면 덩달아 사달라고 떼를 쓰기에, 집 앞에서 포장을 뜯어 버리고 옷을 입고 들어가서 조용히 옷걸이에 걸어뒀다고 한다. 이처럼 웃지 못 할 해프닝은 이들의 일상이 됐다.

성훈 씨는 “어떤 사람들은 자녀가 셋 이상이면 잘 사는 집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럴 때마다 답답함을 느낍니다. 속사정을 알고 난 뒤에는 사람들이 ‘술 사 달라.’, ‘밥 사 달라.’는 말을 안 하더라고요.”라고 말했다.

네 자녀를 키우면서 부부의 교육관도 변했다. 첫째와 둘째는 엄하게 키웠는데, 아이들이 밥을 안 먹거나 우는 상황 자체가 두려웠단다. 하지만 시행착오를 겪고 얻은 경험은 셋째와 넷째를 키우는데 도움이 됐고, 이제는 첫째와 둘째에게도 달라진 모습의 엄마 아빠가 됐다. 자녀가 부모의 성품과 교육관을 바꾼 셈이다. 부부가 말하는 다둥이 가족의 장점 중 하나다. 그리고 자녀들이 가정에서 놀이를 통해 사회성을 일찍 습득하는 것도 장점이라고 했다. 반면 다둥이 가족의 단점도 있다.

“저출산 정책토론회에 가보면 현실성이 떨어지는 대책을 놓고 토론하더군요. 돈이 없는데 아이를 어떻게 낳겠습니까? 출산장려금은 일회성에 그칠 뿐이므로, 다자녀 가구의 아이들이 성인이 되기 전까지는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합니다. 그러지 않고선 저출산 극복은 어려워 보입니다. 다자녀 부모로서 바람이 있다면 다둥이 가족의 일상생활에 도움이 되는 혜택이 늘어났으면 하는 것입니다. 그래야 예비부부들도 다둥이를 계획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넷을 키워보니 경제 사정을 제외하면 다 좋더군요.”

2016년 정초 참배를 위해 찾은 단양 구인사 대조사전 앞마당에서. 사진에 보이지 않는 막내는 임신 중이다.

복지계에 종사하는 성훈 씨는 다자녀 가정의 장·단점에 대한 자신의 소견을 이같이 밝혔다. 직접 경험하고 제안한 대안이기에, 후배들이 좀 더 신뢰할 수 있는 조언이 될 수 있다. 자녀들이 공통적으로 답한 다둥이의 장점은 “하루 종일 심심하지 않게 놀 수 있다.”는 점이다. 첫째 준서 양은 “친구들은 제게 동생이 많다는 점에 놀라고, 동생이 많아서 좋겠다는 말을 한다.”고 말했다. 첫째는 동생들이 싸우면 말리고, 동생들이 요청할 때 도움을 준다. 셋째·넷째와 잘 놀아주는 건 둘째 준석 군이다. 유일한 아들이기에 아빠나 동생들이 자신을 거칠게 대하는 게 불편한 점이라고 했다.

셋째 연서 양은 “언니, 오빠, 동생과 같이 놀 수 있어서 좋긴 하지만, 혼자 자고 싶은데 그럴 수 없는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아침에 출근할 때는 늘 웃고 나옵니다. 여섯 살짜리 막내가 맨발로 뛰어나와 ‘아빠 차 조심해요~’, ‘잘 다녀오세요~’라고 인사해요. 제 나이에 이런 인사를 받는 사람이 얼마나 있겠습니까? 그리고 막내가 20살이 되면 제 나이는 65세죠. 적어도 고등학교 졸업식 때 사진은 찍어야 하는데, 아빠가 늙어 보이면 안 되니까 늘 젊게 살려고 노력하고 있답니다.”

이렇듯 다자녀를 둔 부부의 아침은 분주하지만, 행복으로 가득하다.

가족공동체이자 신앙공동체인 박수연·김성훈 불자 가족. 부모님의 영향을 받은 자녀들은 사찰과 친숙하다. 첫째는 삼운사 학생회, 둘째·셋째는 삼운사 어린이회에 다니며 불교에 점점 익숙해지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이전에는 가족 모두 법회에 참석해 사찰에 참배하고, 스님의 법문을 들었다.

박 총무는 합창단 수련회에 아이들을 한 명씩 데리고 다닌다. 아기 때부터 데리고 다녀서 기도소리에도 잘 자고, 구인사 밥도 잘 먹는다고 한다. 이런 아이들에게 바라는 점은 그저 ‘건강’과 ‘신앙’이다.

부부는 “막내를 제외하고 세 아이 모두 삼운사 유치원에 다녔어요. 유치원에서 인성교육에 잘 해주셔서 만족하고 있습니다.”라며 “아이들이 건강하게 사찰에 다니면서 신앙심을 갖고 바르고 현명하게 살았으면 좋겠어요.”라고 바람을 전했다.

 

― [특집] 3남매 둔 부산 삼광사 정용환·신정희 불자

신정희 씨 가족은 매월 1·2일과 셋째주 일요일 법회에 참석해 불공을 올리고 가족의 소중함을 되새긴다. 남편 정용환 씨는 이날 회사 일로 법회에 참석하지 못했다.

“일요일이면 다섯 식구
삼광사서 신행활동하며
마음의 평안 얻어요!”

정용환(42세)·신정희(43세) 씨 불자 가족은 매월 셋째주 일요일이면 어김없이 부산 삼광사에서 열리는 일요정기법회에 참석해 신행활동을 하며 불심을 키운다. 부산 사상구 모라동에 거주하는 이들 부부는 아는 오빠, 동생 사이로 지내다 1년 연애 끝에 결혼에 골인했다. 2001년 혼인 신고를 마치고 2004년 결혼식을 올린 이들은 듬직한 첫째 딸 효진(20세) 씨와 차분하고 의젓한 아들 진우(18세) 군, 애교 많고 섬세한 막내딸 유진(14세) 양 등 1남 2녀를 낳아 키우며 다복하고 알토란같은 가정을 꾸리고 있다.

꽃 보시 올리고 막내딸 태어나

부부는 남다른 태몽을 꾸고 삼남매를 낳았다. 첫째 아이 임신 당시에는 돼지꿈을 꾸고 태몽이라 확신했다. 큰 흑돼지를 맨손으로 잡았는데, 잡을 때마다 핑크빛 돼지로 바뀌는 꿈이었다. 둘째 아들을 가질 때는 정성껏 마련한 고추와 과일 등 공양물이 차려진 상을 부처님께 올리며 지극한 마음으로 절을 하는 태몽을 꿨다. 막내딸을 얻을 때는 금불상 두 구를 품는 태몽을 꿨다. 한 구는 손에 칼을 들었고, 다른 한 구는 빗을 든 반짝이는 황금 불상이었다.

“첫째 아이를 낳았으니 하나만 더 낳아 잘 살자고 했어요. 둘째 아이까지 낳고는 육아에 지치고 힘들어 더 이상 아기를 가질 생각을 안했어요. 자연스럽게 아기가 생긴다면 하늘이 내려준 소중한 선물이니, 예쁘게 낳아서 키우자는 생각이었지요. 둘째 아이가 걷기 시작할 때 아이 둘을 데리고 삼광사에서 열린 부처님오신날 봉축행사에 참석해 꽃 공양을 올렸어요. 꽃을 보시했으니 예쁜 아이를 낳겠다는 주변 사람들의 말에 기분 좋게 며칠을 지냈는데, 간밤에 태몽을 꾸게 된 거에요. 셋째가 태어난 집에는 활기가 넘쳤어요. 예쁘고 건강하게 태어난 딸에게 고맙고 감사해요.”

부부 불심, 자녀에 이어져

신정희 씨의 할머니와 어머니는 신심이 남다른 불자였다. 스무 살 때 어머니의 권유로 구인사에서 뭣 모르고 4박 5일 동안 기도를 하기도 했다. 큰 아이가 태어난 뒤에는 구인사에 자주 다니며 신행활동을 했다. 처음 지인의 소개로 집과 가까이 있는 삼광사를 찾았다가 4년 전에는 자모회 간부를 맡기도 했다.

간부로 활동하던 2년 동안 매주 일요일이면 온 가족이 삼광사를 찾아 신행활동은 물론 사찰 구석구석에 필요한 봉사활동을 함께했다.

남편 정용환 씨는 어릴 적 어머니를 따라 절에 몇 번 다닌 게 전부였다. 결혼 후 절에 다니는 아내와 아이들을 차로 태워다주며 자연스레 불교와 인연을 맺었다. 자모회 회원들과 두루 친해진 후에는 어린이법회가 열리는 일요일마다 아빠들끼리 공양간에 모여 아이들의 식사준비를 도왔다. 코로나19로 공양간 운영이 중지된 후에는 어린이 불자를 위한 체육대회에 참가해 긴 줄넘기 줄을 돌려주거나, 여름불교캠프 기간 동안 보조교사로서 어린이들이 안전하게 캠프에 참여하도록 돕기도 했다.

부부의 불심은 삼남매에게도 오롯이 전달됐다. 큰 딸 효진 씨는 지난 4월부터 학생회 지도교사를 맡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학생회 회장을 맡아달라는 권유에 흔쾌히 수락한 후, 본격적인 신행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자신의 지도에 의해 아이들이 긍정적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면서 교사로서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 어릴 때 엄마를 따라 절에 다니며 기도를 할 땐 오랫동안 앉아 졸기도 했지만, 이제는 시간이 날 때마다 법회에 참석해 불공을 드리며 마음의 위안을 얻고 있다.

둘째 아들 진우 군은 고등부 학생회다. 코로나로19 여파로 학생회가 축소되자 활동을 제대로 못하게 되면서, 엄마를 따라 법회에 참석해 스님의 말씀을 들으며 신심을 키우고 있다. 지난 연말에는 타종식에 참석한 불자들을 위해 추위를 녹일 수 있는 차를 보시하기도 하고, 소원성취 초를 수거하는 일을 돕는 등 손길이 필요한 곳에서 다양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막내딸 유진 양에게 가족과 함께 매주 찾는 사찰은 그 자체로 즐거움이다. 어린이회 회장에 이어 올해부터는 중등부 학생회 부회장 소임을 맡아, 주말이면 빠지지 않고 부처님께 삼배를 올리고 사회를 맡아 법회를 이끈다.

삼남매를 둔 다둥이 엄마 신정희 씨는 “아이들을 키우느라 힘든 것도 많지만, 에너지를 얻을 때가 더 많다.”고 말한다.

“삼남매는 부처님이 주신 선물”

법회를 마친 가족들은 한자리에 모여 하루 동안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며 웃음꽃을 피웠다. 다들 자기 일에 바쁜 시기이다보니 가족이 한자리에 모일 수 있는 이 시간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이 소중하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다둥이 가족을 바라보는 주변의 불안한 시선도 있었다. 아이 둘을 키우며 막내딸을 가졌을 때는 주변에서 ‘지금도 힘든데 아이를 또 낳느냐.’며 숙덕거리기도 했다. 육아보다, 애가 셋이라 힘들고 어려울 거라는 불편한 시선을 보내는 이들 때문에 오히려 힘들었다. 그렇다고 남들의 시선에 부끄러웠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자녀 셋을 키우는 입장에서 성장하는 아이들과 공감대를 형성하는 게 쉽지는 않았어요. 부모는 자녀들이 유아기와 사춘기를 거쳐 결혼 후 좋은 부모가 되어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끊임없이 길잡이 역할을 해야 하죠. 육아에 대한 고민을 덜기 위해 지역도서관을 찾아다니면서 부모교육을 받았어요. 그때야 비로소 아이들의 장점이 선명히 보이고, 서로 다름을 인정하니 상대의 마음을 이해하는데 수월해지더라고요.”

특별한 아이로 키워야겠다고 생각하면 부담이 크지만, 아이들의 의사를 존중하면서 각자의 관심과 재능에 맞게 비전을 제시할 수 있도록 돕는다면 부담이 적다. 정용환·신정희 씨 부부는 세 자녀를 부처님께서 주신 선물이라고 생각하며, 건강하게 자라고 있는 아이들을 통해 더욱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

신정희 씨는 훗날 세상을 떠나면 자신의 묘비명에 새길 글자를 미리 준비해뒀다. ‘가족과 함께 한 모든 나날이 새롭다.’며 미리 써 놓은 묘비명은 특별한 가족의 의미를 곱씹게 했다. “우리 가는 길에 너희가 함께 있어 참 고마웠다.” 

글 이강식·정현선 기자  ggbn@ggbn.co.kr

행복을 일구는 도량, 격월간 금강(金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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